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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김)건희가 말이 많았죠.”
수원 삼성 미드필더 고승범(27)은 오는 21일 국군체육부대로 입소한다. 1년6개월 간의 군 복무를 위해서다. 그는 본가가 있는 제주도에서 입대 전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고승범은 본지와 통화에서 “이제 실감이 슬슬 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수원엔 상무 선배 김민우와 김건희가 있다. 고승범은 “민우 형은 별 이야기는 하지 않고 ‘가보면 안다’고 했다”면서 “건희는 (저를)놀리다시피 했다. 건희가 말이 많았다. 군대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고승범은 지난 2016년 수원에 입단했으나, 크게 돋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다 2020시즌부터 확연히 달라졌다. 그가 꼽은 터닝포인트는 2019시즌 FA컵이다. 수원은 그해 FA컵 결승 1,2차전 합계 4-0으로 정상에 올랐다. 고승범은 결승 2차전에서 왼발로 한 골, 오른발로 한 골을 넣으며 우승에 기여했다. 고승범은 “사실 어릴 때는 프로에 대한 벽이 크게 느껴졌고, 적응 기간이 길었다”고 돌아본 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후부터 잘 됐는데, 그게 2019시즌 FA컵 우승이었다. 자신감을 크게 얻고 다시 발전하게 된 계기가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수원은 전반기를 3위로 마쳤다. 울산 현대, 전북 현대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았다. 고승범은 “그동안 리그에서 좋은 성적 내지 못했는데 이번엔 기반을 좀 다지고 가는 거 같다. 아쉽기도 한데 기분은 괜찮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아쉬움과 만족감을 동시에 내비쳤다. 이어 “시즌 시작할 때부터 뭔가 일낼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생각한 대로 잘 맞아떨어졌다. 진짜 우승을 못 할 거 같지는 않다.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본다”고 기대했다.
수원은 박 감독 부임 후 완벽히 달라졌다. 고승범은 “감독님은 선수 신뢰를 잘해주시는 분이다. 전술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터치하지 않으셨다. 훈련할 때 신뢰와 긴장감을 동시에 주는데, 선수들이 집중도가 높아졌다. 그런 부분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고승범은 중원에서 왕성한 활동량과 헌신적인 플레이가 강점으로 꼽힌다. 그렇지만 스포트라이트와는 거리가 멀다. 그는 “제가 잘할 수 있는 게 헌신적이고 많이 뛰는 것이다. 스포트라이트에 크게 관심 두지 않는다. 누군가는 또 해야 하는 역할이니까 저한테 잘 맞기도 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어떻게 보면 새로운 시작이다. 상무에서의 기간은 또 한 단계 발전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고승범은 “피지컬적으로는 괜찮다고 생각한다”면서 “조금 더 섬세한 부분 그리고 공격적인 부분 가다듬으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그는 “아쉽지만 1년 6개월 동안 더 좋은 선수로 돌아오도록 하겠다”면서 “빡빡한 일정에 힘든 시즌인데, (동료들과)끝까지 못해서 아쉽다. 그래도 잘해줄 거라 믿는다”고 인사를 건넸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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