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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민우 기자] 라이온 힐리(29)의 타격감이 살아나자, 한화의 순위도 같이 상승했다.
한 번 물꼬를 트자 제대로 타격감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홈런 한방으로 부담감을 덜어놓은 힐리가 연일 맹타를 휘드르고 있다. 지난 주 5연속경기 안타에 홈런 2방, 멀티히트도 4차례 기록하며 방망이를 후끈 달구고 있다. 경기 흐름을 끊었던 과거와 달리, 해결사 본능을 발휘하며 한화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힐리의 타격 페이스에 따라 최하위로 쳐졌던 한화의 순위도 8위까지 올랐다.
올시즌 한화에서 힐리의 역할을 매우 중요했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노시환이 유일했다. 여기에 베테랑 김태균이 은퇴했고 일발장타력을 갖춘 송광민, 최진행도 팀을 떠났다. 중심타선에서 제 역할을 해야할 국내 선수가 부족했기 때문에 외국인 타자 선발 때도 장타를 터뜨릴 수 있는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빈약한 외야진 탓에 외야수를 뽑았던 과거와 달리, 내야수를 뽑은 이유도 타격에 포커스를 맞췄기 때문이다. 결국 한화는 메이저리그 통산 69홈런을 때려낸 힐리를 선발해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다.
수베로 감독도 시즌 전부터 힐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스프링캠프부터 힐리를 4번 타자로 기용할 방침을 세웠다. 당시 그는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국내 선수들이 정교한 타격에 집중해야한다면, 힐리는 강력한 한방을 터뜨려줘야한다”며 힐리의 장타가 터지길 바랐다. 그러나 힐리는 좀처럼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지난달 18일 창원 NC 전에서 홈런을 때려냈지만, 반등하지 못한채 긴 침묵을 이어갔다.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는 힐리는 부진이 거듭될 수록 심리적 부담이 가중됐다. 결국 수베로 감독은 힐리를 하위타순에 배치하는 방법을 택했다. 힐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감독의 배려 속에 힐리는 조금씩 타격 페이스를 회복했고, 18일 대전 롯데 전을 시작으로 5연속경기 안타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9일 롯데 전과 22일 KT 전에서는 홈런을 쏘아올렸고, 같은 기간 멀티 안타도 4차례 기록하며 사령탑의 믿음에 부응했다.
고무적인 점은 힐리의 홈런이 터진 후 한화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는 최근 5경기에서 3승 2패를 기록. 순위도 8위까지 끌어올렸다. 올시즌 리빌딩을 선언한 한화지만, 선수단에 위닝 멘탈리티가 장착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달라진 힐리, 밝아진 팀 분위기 속에서 한화의 리빌딩은 순항 중이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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