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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스포츠서울 문상열전문기자] 미국 스포츠에서 프리에이전트 대박 계약은 타이밍이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야 하고 시장 상황이 좋아야 한다. 2020-2021년 FA 시장은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최악이다. 구단마다 긴축 재정이다. 야수 스프링 트레이닝 합류가 6일 밖에 남지 않은데도 둥지를 못찾고 있는 FA들이 추신수를 비롯해 수두룩하다.
지난해와 견주면 FA 시장 악화가 그대로 드러난다. 2020-2021년 FA 시장에서 1억 달러(1107억5000만 원) 이상 계약자는 딱 3명이다. 외야수 조지 스프링어(토론토 블루제이스) 1억5000만 달러(1661억 원), 포수 JT 리얼무토(필라델피아 필리스) 1억1550만 달러, 우완 트레버 바우어(LA 다저스) 1억200만 달러 계약이 전부다. 1억 달러를 포함한 5000만 달러 이상 계약자도 전체 6명에 불과하다. 2루수 DJ 르메이유(뉴욕 양키스) 9000만 달러, 좌익수 마르셀 오수나(애틀랜타 브레이브스) 6500만 달러, 불펜 리암 헨드릭스(시카고 화이트삭스) 5400만 달러 등이다.
2019-2020년에는 우완 게릿 콜(뉴욕 양키스) 3억2400만 달러(3588억8300만 원), 3루수 앤서니 렌든(LA 에인절스), 우완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2억4500만 달러, 잭 휠러(필라델피아 필리스) 1억1800만 달러로 규모 자체가 달랐다. 역대 최고였다. 5000만 달러 이상 계약자도 11명에 이른다. 류현진도 활성화된 FA 시장 덕을 봐 토론토와 8000만 달러 계약을 멪을 수 있었다. 개런티 액수로 2019-2020년 FA 랭킹 8위 계약이다. 2020시즌 후 FA가 됐다면 끔찍할 뻔했다. 세상사는 운이 능력보다 앞서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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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21 FA 시장은 규모도 턱없이 작았지만 계약 기간도 짧았다. 다년 계약자는 23명이다.2019-2020년 FA 계약자들의 2년 이상 다년 계약은 총 37명이었다. 개런티 계약을 그만큼 보장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32세인 좌완 제임스 팩스턴이 1년 850만 달러에 친정 시애틀 매리너스로 복귀한데서도 시장 형편을 알 수 있다. 팩스턴은 2020시즌 시작되기 전 FA가 되면 1억 달러 계약 후보로 꼽혔다. 최소 류현진급은 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나이도 1살 어리다. 에이전트가 스콧 보라스이고, 좌완에 통산 성적 56승32패 평균자책점 3.50. 2018년 노히트 노런도 작성한 바 있다. 그러나 2020시즌 부상으로 20.1이닝 밖에 던지지 못했다. 천하의 보라스도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1년 계약으로 2021시즌 후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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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오프시즌은 ‘보라스 타임’이었다. 하지만 2020-2021년 오프시즌은 사실상 ‘프리징 타임(Freezing Time)’으로 끝났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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