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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다름슈타트 미드필더 백승호(23)가 1군 데뷔골을 터뜨리며 반전의 신호탄을 쐈다.
백승호는 지난 8일(한국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디나모 드레스덴과 2019~2020시즌 정규리그 21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팀이 0-1로 뒤진 전반 8분 오른발 동점골을 터뜨렸다.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을 파고든 그는 빅토르 팔손의 절묘한 침투패스를 이어받아 간결하게 드리블한 뒤 상대 골문 왼쪽 구석을 갈랐다. 이전까지 6경기 연속 무승(5무1패) 부진에 빠졌던 다름슈타트는 백승호의 동점포를 발판으로 3-2 신승하면서 모처럼 승점 3을 획득했다.
백승호에겐 여러 의미를 안겨다준 골이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연령별 대표 시절부터 주목받은 백승호는 이전까지 유럽 1군에서 골이 없었다. 지난 2015~2017년 바르셀로나 B팀(2군)으로 승격된 그는 성인 리그에서 더 많은 출전 시간 확보를 위해 2017년 여름 지로나로 이적해 라 리가 3경기를 뛰었지만 득점과 연을 맺지 못했다. 성인 리그에서 골 맛을 본 건 2017~2018시즌과 2018~2019시즌 세군다 디비시온(3부 리그)의 페랄라다로 임대를 떠나 55경기를 뛰면서 2골을 넣은 게 유일하다. 지난해 다름슈타트로 적을 옮긴 그는 올 시즌 리그 15번째 경기 만에 고대하던 1군 데뷔골에 성공했다.
특히 이전까지 수비형 미드필더로 주로 뛴 백승호는 이날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돼 여유롭게 뛰면서 골 맛까지 봤다. 그는 유년 시절 뿐 아니라 바르셀로나 유스를 거치면서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어를 경험한 적이 있다. 3년 전 신태용 감독이 이끈 20세 이하 축구대표팀 시절에도 공격 지역에서 주로 뛰었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면서 대체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는데 기대만큼 재능을 발휘하진 못했다. 이전 정규리그 3경기를 보면 백승호의 입지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12월21일 함부르크전에서는 후반 시작과 함께 벤치로 물러났고, 지난달 30일 홀슈타인 킬전에서는 전반 38분 만에 교체로 물러났다. 급기야 지난 2일 오스나브뤼크전에서는 결장했다. 디미트리오스 그라모지스 다름슈타트 감독은 디나모 드레스덴전에서 백승호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격 기용했다. 그 역시 백승호의 공격적인 장점을 눈여겨보다가 ‘반전 카드’를 꺼낸 셈인데 백승호가 골로 화답했다.
2020 도쿄올림픽 본선 무대를 대비하는 ‘김학범호’에서도 반전의 디딤돌을 놓은 건 마찬가지다. 올림픽 무대를 갈망하는 그는 지난해 11월 아랍에리미트연합(UAE)에서 열린 두바이컵을 통해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러나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공수 전환 속도를 핵심으로 여기는 김 감독 축구에서 중앙 미드필더의 역량은 중요한 요소다. 지난달 끝난 U-23 챔피언십에서 백승호는 소속팀 차출 반대로 합류하지 못했는데 그 사이 원두재(울산). 맹성웅(안양) 등이 2선 중앙에서 맹활약하면서 주목받았다. 백승호가 보약같은 골로 존재 가치를 알리면서 최종 엔트리 승선을 위한 선의의 경쟁은 더욱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친정팀인 프랑스 2부리그 트루아로 복귀한 ‘한국의 즐라탄’ 석현준(29)도 같은 날 샤토루와 홈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전반 12분 헤딩 결승골을 넣었다. 올 겨울 프랑스 1부리그 랭스를 떠나 트루아에 복귀한 그는 2경기 만에 복귀골을 신고했다. 어느덧 A대표팀에서도 ‘잊힌 존재’가 된 석현준은 트루아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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