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민 10번홀 티샷 날리고 있다
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초대 챔피언에 오른 조정민. 제공 | KLPGA

우승 트로피에 입맞추는 조정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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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손흥민처럼 역사에 이름을 남긴 것 같다.”

조정민(25·문영그룹)이 울산에서 처음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초대 챔피언이 됐다. 조정민은 14일 울산 울주군 보라 컨트리클럽(파72·6674야드)에서 끝난 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8억원·우승상금 1억 6000만 원)’ 최종 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기록, 최종 합계 7언더파 209타로 김보아, 이승현(이상 6언더파 2010타)을 1타 차이로 제치고 정상에 섰다. 지난해 6월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이후 10개월 만에 개인 통산 4승째를 달성했다.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지킨 그는 이날 후반 11번 홀(파4) 보기에 이어 12번 홀(파5)에서는 티샷을 벙커에 빠뜨리면서 더블 보기를 범하면서 한때 김보아에게 3타 차 선두 자리를 내줬지만 막판 15, 16, 18번 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으면서 재역전, 초대 여왕에 등극했다.

- 우승 소감은.

얼떨떨하다. 하루가 정말 길었다. 전반에 흔들렸지만 이븐파로 잘 막았다고 생각했다. 후반만 집중하자고 했는데 (초반)보기, 더블보기가 나오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 그런데 캐디 오빠가 “I can do it”, “Just do it’이라더라. 말도 크게 하라더라. 좋은 에너지가 작용한 것 같다.

- 이전 우승과 다르게 ‘초대 챔피언’에 올랐는데.

축구도 즐겨보는 데 최근 토트넘 스타디움이 새로 생겼는데 손흥민 선수가 (새 경기장에서)첫 골을 넣으면서 역사에 이름이 남았다더라. 초대 챔피언이 그런 의미가 아닌가. 내 이름이 오래오래 남을 것 같다.

- 이틀 연속 후반 막반 15~18번 홀에 강했는데.

요즘엔 어떠한 스코어를 치겠다고 목표를 잡는다. 작년까지는 그저 열심히 하자고만 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잡으니까 막판에 집중력이 강해지는 것도 있다. 그걸 이뤘을 때 성취감이 크기에 그런 요소가 반영되지 않았을까.

- 뉴질랜드 유학에서 리디아 고처럼 효율적인 골프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현명하게 투어 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유진 프로와 지난 주 롯데렌터카 공식 연습 때 여러 대화를 했는데 언니께서 “조정민이 가장 현명하게 하고 있는 것 같다”더라. 그런데서 자신감과 믿음이 생긴 것 같다.

- 주급을 부모님에게 받는다고 들었는데, 이번 우승으로 주급 인상이 있나,

그런 것 없을 것 같다. 4월 전 라운드 언더파를 쳤을 때 100만 원 추가가 된다. 오늘 이븐파여서 실패한 게 아쉽다.(웃음)

(주급을 어떻게 받는가?)

1~3언더파하면 10만원 인센티브가 있다.

- 지난해부터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 외적인 변화가 골프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나.

축구나 농구보는 것을 좋아한다. 손흥민 등 선수들이 깔끔한 이미지가 있더라. 운동 선수 이미지가 나도 저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머니께서 내가 머리 기르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제 이루시지 않았을까. 운동 선수는 깔끔해야 한다고 보는 데 그런 것으로 자신감을 얻는 것도 있다.

- 치아 교정기를 뺀 것도 효과가 있나? 스윙할 때 불편한 면도 있었을 것 같은데.

교정기를 하다보면 음식을 먹었을 때 신경이 쓰인다. 골프 외적으로 신경쓸 게 많으니까 에너지 소모가 있다. 다만 스윙할 때 특별히 영향이 있었던 건 아니다.

- 멘탈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 같은데, 평소 관리를 어떻게 하나.

지도해주시는 박사가 계시다. “네가 선택하는 건 밀고 나가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내가 생각이 많은 선수인데 아이디어를 잘 풀어내면 골프에 잘 적용할 수 있겠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내 스타일상 멘탈 코치가 필요한 것 같다.

- 시즌 초반에 준우승과 우승을 하고 있다. 다음은 하와이 대회인데.

일단 하와이를 한 번도 가지 못했다. 영어를 하니까 좋은 시간을 보낼 것 같다. 분위기가 롯데 스카이힐과 비슷하다더라. 좋은 기억이 있는 만큼 잘 살려서 플레이하면 컷 통과하고 만족할 만한 스코어 칠 수 있을 것 같다.

- 상금 랭킹 1위로 올라섰는데. 올 시즌 가장 욕심나는 타이틀이 있나.

60대 타수를 하면 상금 순위는 당연히 올라가 있을 것이다. 60대 타수를 하는 선수가 흔치 않아서 이게 목표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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