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런
축구대표팀은 24일 오후 파주NFC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셔틀런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다.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훈련도 과학이다.’

홍명보호에선 ‘공포의 삑삑이’로 불리는 셔틀런(20m 왕복 달리기) 훈련도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축구대표팀은 24일 오후 파주NFC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셔틀런’으로 체력을 점검했다. 20m 거리 양쪽에 콘을 놓고 지속해서 뜀걸음으로 오가는 훈련인데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거스 히딩크 감독이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보였다. 당시 차두리(34·서울)가 151회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구력 측정에 높은 타당성을 지녀 유럽과 남미 등 축구 선진국에서도 유용한 훈련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선수들에겐 늘 공포의 훈련이었다.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경우도 빈번했다. 훈련에 앞서 만난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는 “셔틀런을 한다는 말에 점심을 먹다 선수들끼리 긴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오랜 측정 시간을 예상한 취재진은 운동장 내 벤치에 앉아 훈련을 바라봤다. 그러나 10분 만에 종료됐다. 태극전사들은 25회만 왕복한 뒤 가슴에 찬 심박 측정기인 ‘폴라 일렉트로’를 풀었다. 이후 패스와 슈팅 훈련 등 기존 일정을 소화했다. 마지막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임한 기존 셔틀런과 달랐다.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는 셔틀런 훈련에 대해 “선수들의 피로 회복 정도와 심박수를 확인한 것 뿐”이라며 “마이애미와 브라질에 가서도 같은 방식으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수단은 하루 전 젖산을 측정했다. 평소 심박수와 비교해 컨디션을 점검하고 월드컵 본선 일정에 맞춰 체력을 끌어올리려는 것이다. 그야말로 과학의 힘을 앞세워 선진적인 프로그램으로 거듭난 셔틀런이다.

선수들 또한 예상보다 이르게 종료된 셔틀런에 밝은 표정이었다. 홍 감독 지휘 아래 이어진 패스, 슈팅 훈련에 더욱 적극적이었다. 이날 페널티박스에서 원터치 패스에 이은 슈팅 등 다양한 패턴 플레이를 가다듬는 등 발을 맞추는 것에 집중했다. 그러나 발목 부상에서 회복 중인 김진수(22·알비렉스 니가타)는 셔틀런에서 빠진 채 회복에 주력했다.

파주 |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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