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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 “조심스럽게 얘기할 이유도 없다. 목표는 금메달 둘과 동메달 하나다.”
“2인승 스타트 기록이 엄청나게 좋아졌다.”
“4인승도 메달권이다.”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을 총괄하고 있는 이용 총감독은 평창 올림픽에 대한 자신감을 ‘펑펑’ 쏟아냈다. “대회 끝난 뒤 축승연 같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이유를 조목조목 들면서 ‘한국 썰매’의 환호가 바짝 다가왔음을 전했다. 평창 올림픽에선 봅슬레이에 금메달 3개(남자 2인승, 남자 4인승, 여자 2인승), 스켈레톤에 금메달 2개(남자 싱글, 여자 싱글)가 걸려 있다. 이 중 이 감독은 개최국 이점을 최대한 살려 봅슬레이 남자 2인승과 스켈레톤 남자 싱글에서 시상대 맨 위에 서겠다고 선언했다. 봅슬레이 남자 4인승도 다크호스로 꼽으며 동메달이 목표임을 밝혔다. 이밖에도 윤성빈과 함께 스켈레톤 남자 싱글에 나서는 김지수, 여자 싱글의 정소피아 역시 메달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전문가나 언론의 예상은 윤성빈이 금메달을 다투고 원윤종과 서영우로 구성된 봅슬레이 남자 2인승이 메달권을 오가는 정도였다. 이 감독은 그런 예상을 일축하며 총 메달 3~4개를 노래했다. 선수들의 생각도 비슷했다.
특히 봅슬레이의 영광을 예고한 것이 눈에 띈다. 홈 트랙에서 충분히 연습했고 모든 준비가 계획대로 착착 진행됐다는 게 대표팀의 생각이다. 남자 2인승은 2년 전 세계랭킹 1위에 올랐으나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번 시즌엔 월드컵 3차 대회까지 성적이 저조해 남은 월드컵을 포기하고 일찍 돌아와 홈 트랙(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쉼 없이 훈련했다. 이 감독은 “(슬라이딩센터가 완공된)2016년부터 계산해보니 452번을 달렸다. 올 겨울 기온이 영하 25도까지 내려가 지금은 예전과 다른 얼음이 얼었다. 전날까지 테스트한 결과를 보면 2인승은 기록이 엄청나게 좋아졌다”며 기세등등했다. 조종간을 잡는 ‘파일럿’ 원윤종은 “주행 훈련은 잘 마무리된 것 같다. 올림픽까지 2~3주 남은 것 같은데 체력 보강하면서 스타트에 초점을 두고 훈련하겠다”고 금메달까지 가는 마지막 플랜을 공개했다.
금메달 4번을 포함, 역대 월드컵에서 10회 넘게 입상했던 2인승과 달리 4인승은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단 하나의 메달도 따낸 적이 없다. 독일 팀들이 워낙 강하고 미국과 스위스 등이 뒤를 받치면서 메달 전망이 낮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감독은 2인승보다 4인승의 급성장에 고무된 표정이었다. 그는 “4인승은 10위 안에 드는 팀들의 실력이 비슷하다. 0.6초 차가 나고 특히 1~6위는 0.1초 차에 불과하다”고 설명한 뒤 “(평창에서 훈련한 뒤)스타트가 0.03~0.05초 단축됐다. 세계랭킹 1위와 스타트가 비슷하다. 여기에 홈 이점을 살려주면 메달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의 구간별 코스가 길지 않고 협소해 유럽의 큰 선수들에게 불리하다는 점도 이 감독이 ‘4인승의 기적’을 자신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4명 중 맨 뒤에서 썰매 제어를 담당하는 ‘브레이크맨’ 김동현은 “좋은 성적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출신 피에르 루더스 코치의 존재도 큰 힘이다. 그는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러시아 대표팀을 맡아 남자 2인승과 4인승 석권을 도왔다. 두 팀 모두 최근 도핑 스캔들로 금메달을 박탈 당했으나 루더스 코치의 능력이 평가절하된 것은 아니다. 대표팀 관계자는 “4년 전 개최국 대표팀을 지도했던 경험이 있어 지금 한국 대표팀과도 잘 맞는다. 오히려 소치 때 아쉬웠던 점을 지금 다 풀어내고 있다”며 그의 헌신을 반겼다.
대표팀은 1일부터 진천에 있는 국가대표 선수촌으로 내려가 훈련을 계속하며 경기 일정에 맞춰 각 종목 선수들이 평창으로 올라올 예정이다. 평창 올림픽 출정을 앞두고 대표팀이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국민들의 시선도 봅슬레이 및 스켈레톤 선수들에게 더 쏠리게 됐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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