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전손흥민
손흥민(왼쪽)이 6일(한국시간) 열린 그리스와의 원정평가전에서 후반 추가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손세이셔널’ 손흥민(레베쿠젠)이 ‘홍명보호’ 공격의 방점을 찍는 스페셜리스트로 완전히 거듭났다.
손흥민은 2일(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그리스와 평가전에서 1골 1도움의 ‘원맨쇼’를 펼치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홍명보호 출범 후 4골을 터뜨린 그는 팀 내 최다 득점자로 우뚝 섰다. 골도 골이지만 ‘한국형 축구’를 표방한 홍 감독 색깔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이다. 공격에서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내듯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더니 수비에서도 적극적인 몸싸움을 마다치 않았다.
‘유럽 징크스’를 날리는 통쾌한 한 방은 손흥민의 23번째 A매치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0골 5도움을 올린 손흥민이지만 유럽 국가와 A매치에선 골을 넣은 건 처음이다. 이전까지 5골 모두 인도 카타르 아이티 말리 등 아시아와 북중미,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만 기록했다. 강팀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은 이유다. 그러나 유럽 국가와 6번째 맞대결에서 통 큰 활약을 펼쳤다. 전반 18분 부활을 노리는 박주영의 선제골을 도운 데 이어 후반 10분엔 추가 골을 터뜨렸다. 월드컵 본선에서 늘 유럽을 넘어야 하는 한국으로선 주력 선수인 손흥민의 골은 반갑기만 하다. 브라질에서도 러시아 벨기에와 만나는 만큼 최종 엔트리 확정 전 마지막 평가전에서 의미 있는 골을 터뜨린 손흥민이다.
골의 질도 남달랐다. 사각지대에 가까운 곳에서 슛을 시도했음에도 공은 왼쪽 골대 구석을 맞고 골망을 흔들었다. 각이 없는 상황에서도 자신 있는 슛이 돋보였는데 스스로 컨디션에 대한 믿음이 두드러졌다. 손흥민이 사각지대에서 골을 해결한 건 익숙한 일이다. 2011년 1월 18일 인도와 치른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을 때도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골문을 갈랐다. 분데스리가에서도 함부르크 시절부터 종종 사각지대에서 강력한 슛으로 해결했다. 자신의 롤모델인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를 보면서 다양한 각도에서 슛 훈련을 한 손흥민은 어느덧 대표팀에서도 효력을 입증하고 있다.
또 경기 전 시너지 효과에 의구심을 보인 박주영과 첫 호흡도 성공적이었다. 전반 18분 박주영의 순간 침투와 골 결정력도 훌륭했지만 움직임을 보고 정확한 궤적의 패스를 넣은 손흥민의 감각도 돋보였다. 그는 브라질 월드컵 예선을 거치며 박주영과 대표팀 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 1년여간 박주영이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하면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추지 못했다. 홍명보호에선 이번에 처음 함께 경기를 뛰었지만 45분의 짧은 시간에도 인상적인 하모니를 만들어 내며 가능성을 보였다.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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