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그런데 말입니다"라는 코멘트를 들으면 누가 떠오르시나요? 매주 토요일 방송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진행자 김상중이 떠오를 텐데요. 김상중의 트레이드마크인 이 멘트는 최근 한 영상 크리에이터로 인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영상 크리에이터 그룹 '보물섬'의 강민석(25)은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할 때 "그란데(Grande) 말입니다"로 패러디해 큰 웃음을 안기고 있습니다.


강민석의 김상중 패러디 영상의 시작은 '보물섬' 멤버 김동현(25), 이현석(26)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현재 인덕대 방송연예과에 재학 중인 세 사람은 개그맨 그룹 '옹달샘(유세윤, 장동민, 유상무)'을 이을 전도유망한 그룹으로 평가되는데요. '보물섬'은 각각 김상중, 문재인 대통령, 래퍼 양홍원 등을 성대모사하며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월계동 한 카페에서 '보물섬'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 '보물섬'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 건가요?


보물섬(강민석, 김동현, 이현석) : 두 단계가 있는데요. '보물섬'이라는 그룹은 군대에서 만들었어요. 저희 셋이 함께 입대했어요. 현석이 형은 다른 부대에 떨어져서 제외하고, 저희 둘이 개그팀을 만들어 장기자랑에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그때 애니메이션 '원피스'를 좋아해서 '보물섬'으로 그룹명을 결정했죠. 당시 군대에서 서로 개그 대본을 메일로 주고받으며 아이템을 구상했어요.


제대 이후에는 저희 셋이 학교 개그동아리 MT를 갔을 때 마음을 모아 영상에 도전해보자 해서 '보물섬'이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7월부터 활동하게 됐어요. 그러니깐 '보물섬' 결성은 지난 2014년 10월 저희가 입대했을 때쯤이고, 제대로 활동을 시작한 건 지난해 7월이죠.


Q : '보물섬'이 영상으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뭐가 있을까요? 개그맨으로서 방송에 출연하는 것보다 온라인 영상 시장이 더 가능성 높아 보였나요?


강민석 : 그동안 개그라면 TV에서만 볼 수 있었는데, 시대가 변하면서 온라인 영상으로 웃음을 줄 수 있더라고요. 개그맨 공채도 공채인데. 공채 도전도 1년에 한 번뿐이고, 준비 기간이 기니까, 남는 시간에 '영상 활동을 해보자'해서 시작한 거였어요.


이현석 : 승산이 있어서 뛰어들었다기보다 개그 하면 공개코미디를 생각하는데. 무대 위에서 보이는 코미디는 내용이 한정적일 수 밖에 없어요. 그런데, 영상을 찍으면 저희 머릿속에 있는 걸 모두 구현해낼 수 있죠. 그래서 영상을 선택하게 된 거예요.


Q : 많은 분들이 '보물섬'을 보고 '제2의 옹달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어요.


보물섬 : 저희는 영광이죠. 저희가 '옹달샘' 선배들을 '오마주'한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이름을 '고인물'로 하려고 했어요(웃음) 최근에 유세윤 선배가 '얘네 잘한다'라고 댓글 달아주셔서 영광이었죠. 우상인 사람이 댓글 달아주니 선배와 가까워진 느낌이라 좋았어요. 저희가 진짜 열심히 해서 '옹달샘' 선배들과 저희 '보물섬'이 만나면 정말 영광일 것 같아요. 생각만 해도 기분 좋네요.


Q : '보물섬' 멤버들이 다니는 학교에는 직속 개그맨 선배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다른 선배들은 조언해준 적 있나요?


보물섬 : 개그적인 부분에서 틈틈이 많이 도움받고 있어요. (선배들이) 개그맨 공채 기간에 시간 내서 자주 학교를 찾아와 도와주세요. 그것과 저희 활동이 별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선배들이 도와준 부분이 기초가 돼서 저희 아이템 짜는 데 많은 도움이 됐죠. 다 도움받은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Q : 여러분의 학과 전임교수가 신현준 씨인데요. 최근 주목받는 부분에 대해 따로 언급하신 게 있나요?


보물섬 : 우선 저희를 응원해주셨어요. "앞으로 SNS, 영상 쪽이 유망하다"면서 "열심히 해봐라"고 말씀해주셨죠. 또, 저희 SNS 팔로워가 그리 많지 않을 때 개인 면담했는데, 그때가 팔로워가 만 명 정도였어요. 그래서 내년까지 2만명으로 키워오겠다고 약속했는데 지금은 12만명이 넘었죠.


Q : 뿌듯하겠어요. 그런데 한편으로 보면, 최근 SBS '웃찾사' 폐지도 있고 개그맨으로 설 자리가 부족해 영상을 개척한 것도 있을 텐데.


보물섬 : 꼭 그렇지 않아요. 예전에는 무대에서만 코미디를 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폭이 넓어졌다고 생각해요. SNS가 저희 무대라고 생각해요. 개그맨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도 있는데. "무대가 없다면 여기가 무대라고 생각하고 활동하겠다"하고 영상을 찍는 것도 있어요. 찾아주는 곳이 없다면 스스로 무대를 만들어 활동하겠다는 생각으로 활동한 건 있죠. 또, 요즘 미디어 플랫폼이 변화하고 있는 과도기라고 생각해서 영상을 개척하기에 좋은 시기인 것 같아요. 흐름을 잘 탄 것 같다고 생각하죠.


Q : 세 사람 모두 각자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잖아요. 김상중, 문재인 대통령, 양홍원 등 어떤 계기에서 성대모사를 하기 시작했나요?


강민석 : 제가 '그것이 알고 싶다'의 애청자예요. 그래서 매주 보다가 공채시험 때문에 성대모사 해봤는데, 어느 정도 잘 돼서 계속 연습했죠. 개그맨 공채 시험 준비할 때 했던 걸 영상에 써 본 적 없는데, 영상에 써보자는 현석이 형의 아이디어에 "그란데 말입니다" 영상을 찍게 됐어요. 절대 저 혼자 이뤄낸 게 아니에요.


이현석 : 저희가 아이템을 짤 때 서로서로 많이 도움을 줘요.


김동현 : 삼위일체랄까요?


강민석 : 3이라는 숫자가 좋은 것 같아요.


이현석 : 개그 성향 자체가 다 달라서 서로를 확인해줄 수 있어요. 동현이의 경우 풍자 개그에 관심이 많고, 저는 힙합에 관심 있어요. 모두 각자 관심 있는 캐릭터를 파다 보니 지금의 상황이 된 거죠.



Q : 세 분 모두 각자의 캐릭터로 활약 중이긴 한데요. 단연 그 중에서도 김상중 캐릭터가 제일 '빵' 뜬 거잖아요. 이를 예상했나요?


보물섬 : 아니요, 전혀 예측하지 못했어요. (그럼 유명해진 것에 대해 체감하나요?) 평상시 저희 페이스북 페이지의 '좋아요' 찍히는 수가 달라진 거로 간접 체감했어요. 매 순간 '새로고침' 할 때 마다 수치가 올라갔어요. 저희가 제대로 실감한 건, 저희의 이야기가 언론에 소개되면서부터죠. 그때 '영향력 있게 됐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Q : 영상 찍는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보물섬 : 패러디나 콘셉트를 잡은 경우, 진짜 잘 찍으면 한 번에 찍어 5분 만에 끝날 때 있고, 10~30분 길어질 때도 있어요. 보통 1시간 내로 끝나요. 빨릴 끝낼 수 있는 건 저희가 최대한 연습과 준비를 많이 하기 때문이에요. 최대한 많이 연습해서 영상을 촬영해요. 그렇다고 너무 설정된 것만 하는 건 또 아니에요. 즉석에서 애드리브로 나오는 상황도 있죠.


Q : 대표적인 영상 중 "그란데 말입니다" 촬영 시 카페 직원에게 촬영 협조 구했나요?


보물섬 : 당시에 찍는다고 협조를 구했지만, 영상 내용까지는 말하지 않았어요. 리얼한 반응을 얻기 위해 말하지 않았지만, 당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동의만 구하고 찍었어요. 또 영업에 방해될 수도 있으니깐. 손님들도 없을 때 찍었어요.


Q : 보통 영상을 찍을 때 동의를 구하고 찍나요?


보물섬 :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영상을 찍어도 되냐?'고 시민들에게 동의를 구하죠. 재미를 위해 동의 구하는 부분은 편집하고 알짜배기만 내보내는 겁니다.



Q : 김동현 씨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나 스티브 잡스를 성대모사 했는데.


김동현 : 스티브 잡스 같은 경우. 외부에서 개그 공연을 마치고 지하철 타고 오는 중 물건 파는 잡상인의 모습을 보고 떠올렸어요. '만약에 스티브잡스가 지하철에서 물건을 팔면 어떨까?' 라는 아이디어가 나와서 회의 뒤에 영상을 찍게 됐어요. 그 때 나온 초안이 '아이폰'을 '아이셔'로 소개하는 건데. 여기서 구체화 시킨 거죠.


이현석 : 사실, 그 영상은 우리나라의 살기 빡빡한 상황을 전달하고 싶은 의도가 있었어요. '스티브 잡스가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어땠을까'하는 풍자 느낌도 줬으면 했고요.


강민석, 김동현 : 그래요? 그건 전달되지 않은 것 같은데요?(웃음)


Q : 역시 개그 감각이 남다른 분들이라 서로 '디스'도 아낌없이 날리네요. 문재인 대통령 캐릭터의 경우는?


김동현 : 문재인 대통령 같은 경우 최근 대선이었잖아요. 우리나라의 가장 큰 이슈여서. 어떻게든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 담고 싶었어요. 제가 성대모사를 잘 못 하는 편인데, 그나마 문재인 대통령은 되더라고요. 또, 바라보는 시선도 좋았어요. 그래서 찍었는데 낡은 기름, 적폐청산, 이런 키워드 모두 옆에 있는 두 분이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대부분 대본을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짜요. 또,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셔서 그 덕을 본 게 있는 것 같아요. 만약 다른 분이 되셨더라면, 당당히 할 수 없었을 거예요.


Q : '보물섬'이 김상중, 문재인 대통령, 양홍원 성대모사 등으로 많이 알려졌잖아요. 이렇게 활동하다 보면 광고 제의도 많이 들어올 텐데.


김동현 : 아직 제대로 들어온 건 없어요. 그래서 벌어들인 돈도 없죠. 저희만 웃고 끝낸 것 같아요. 그래도 가능한 광고를 넣지 않을 생각이에요. 광고가 들어가면, 개그가 반감되기 때문이죠.


이현석 : 저희는 돈보다 좋은 게 웃겼다는 희열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사실 영상 찍을 때마다 적자인데요. 그래도 광고 쪽으로 찾아주는 분이 있긴 한데. 그래도 걸러서 하려고요.


강민석 : 광고보다 웃음이 먼저라고 생각해요. 작품처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죠.



Q : 웃음에 대한 신념이 뚜렷해서 앞으로 모습이 더 기대되는데요. 최종 목표를 말하자면?


이현석 : 제 최종 목표는 국민적인 사랑받는 MC, 예능인이 되는 거예요. 어떤 무대가 됐든. '재밌는 사람'이라고 평가받고 싶어요. 또, SNS를 통해 더 성장해 예능 프로그램에 첫발을 내딛는 거예요. 얼마든지 그렇게 소통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해요. 이어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든지 사회적 분위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그날을 기다리고 있죠.


또 덧붙이자면, 짧은 목표로 여자 친구가 생기는 겁니다. 인터뷰를 통해 사심을 채워도 되겠죠? 제 번호는... 010.. 농담입니다(웃음)


김동현 : 저는 중학교 때부터 방송 MC를 꿈꿨어요. 방송할 때 아무리 웃긴 개그맨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해요. 주변 동료들이 받쳐줘야 성공할 수 있죠. 저는 지금 이 두 사람과 함께라면 '방송에서도 날아다닐 수도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어요. '보물섬'을 만들 때도 확신이 있었어요. 머지않은 미래에 '보물섬'이 성장해 방송에 진출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멤버들의 능력이 합쳐지면 못할 게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큰 그림이 요즘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강민석 : 제 최종적인 목표는 '보물섬'이라는 이름으로 방송하는 거예요. 그 안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게 항상 저희가 즐거워야 한다는 점이죠. 저희가 즐거워야 상대도 즐거워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마음 그대로 초심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이 정말 즐거워요. 이 즐거움 잃지 않고 셋 모두 함께 갔으면 좋겠어요.


Q : 성대모사 김상중, 문재인, 양홍원 이것도 솔직히 한 때잖아요. 성대모사가 길게 가는 경우는 드문데. 현재 준비 중인 것이 있나요?


이현석 : 저 같은 경우 예전에 많이 따라 했던 김병만 선배님을 준비하고 있어요. 사실, 찍어 놓은 게 있는데. 업로드하길 대기 중이에요. 아마도 기사 나가는 1일(목요일)에 업로드할 예정이죠. 많이 기대 해주세요.


김동현 : 저는 일본 드라마 중에 '고독한 미식가'라는 게 있는데요. 맛집을 찾아가 속마음을 얘기하는 건데. 리얼로 식당을 찾아가 블루투스 스피커로 속마음을 얘기하는 콘셉트로 촬영할 생각이에요.


Q : 재밌는 아이디어라서 앞으로 활동이 기대되는데요. 큰 틀에서 활동 방향은 어떻게 잡고 있나요?


보물섬 : 대중이 질리지 않게 신선한 콘텐츠를 뽑아낼 생각이에요. 저희를 보고 간혹 '너희 소재 고갈이 되지 않을까?'라고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희는 계속 새로운 콘텐츠를 뽑아서 다양하게 웃음을 전하고 싶어요.


Q : 마지막으로 스포츠서울 독자들을 위해 즉석에서 개인기 보여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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