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삼성이 2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맞붙은 2017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 양팀 선수단이 충돌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한화와 삼성이 벤치 클리어링으로 대치하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4명의 선수가 무더기 퇴장당했다. 이날 양팀 선발투수까지 나란히 퇴장당했다. KBO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화 김태균이 삼성 윤성환의 투구에 맞은 게 발단이었다. 김태균은 21일 대전 삼성전에서 1-0으로 앞서던 3회말 2사 3루에서 윤성환의 6구째 몸쪽 공에 맞았다. 1루로 걸어나가던 김태균은 삼성 선발 윤성환과 눈이 마주치자 설전을 벌였다. 김태균이 마운드 쪽으로 발길을 옮기자 양팀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양팀 선수들은 말싸움을 벌였을 뿐 큰 충돌없이 벤치로 돌아갔다.

갈등이 봉합되는 듯 했지만 다시 바로 터졌다. 윤성환이 다음 타자 윌린 로사리오에게 던진 초구가 또 다시 몸에 맞았다. 로사리오는 방망이를 집어 던지며 마운드로 향했고 윤성환도 마운드를 내려와 로사리오를 향해 다가갔다. 양팀 선수들이 다시 몰려나왔다. 이 과정에서 한화 선발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윤성환을 향해 팔을 휘둘렀고 정현석도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둘 모두 퇴장조치됐다. 삼성의 재크 페트릭도 몸을 던지며 난투극을 벌여 연속 사구를 던진 윤성환과 함께 퇴장됐다.

한화와 삼성이 2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맞붙은 2017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 양팀 선수단이 충돌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어렵게 흥분을 가라앉힌 양팀 선수들이 벤치로 돌아간 뒤 심판진은 한화 김성근 감독, 삼성 김한수 감독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1, 2차 벤치 클리어링을 합쳐 13분간 중단된 경기는 심판진의 중재로 재개됐다.

갑작스런 선발투수의 퇴장에 삼성은 김승현, 한화는 장민재가 구원등판했다. 2사 만루에서 등판한 삼성 김승현은 한화 하주석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추가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한화 장민재도 4회초를 잘 막았다. 그러나 김승현은 4회말 한화 차일목을 상대로 사구를 던져 퇴장명령을 받았다. 이날 총 5명이 경기 도중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KBO는 오는 23일 오전 10시 이번 사태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상벌위원회는 해당 영상을 다시 보며 징계자와 징계 수위 등을 정하게 된다.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