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손아섭 \'타격감 찾았어\'
7일 사직야구장에서 2017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다. 롯데 손아섭이 경기 전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2017. 4. 7. 사직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슬럼프에 빠졌던 롯데 손아섭(29)이 서서히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이번 주부터 완연히 불붙은 방망이 솜씨를 과시하더니 마침내 3할 고지에 깃발을 꽂았다. 11일 현재 34경기에 출전해 타율은 0.313. 시즌 초반 워낙 부진해 우려가 컸던 손아섭이다.

손아섭은 국내 타자 가운데 정교함과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선수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0경기 이상 출전했고, 7년 연속 타율 3할, 10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행진도 이어갔다. 지난 시즌에는 자신의 한 시즌 개인 최다인 42도루도 기록했다. KBO리그 최고의 외야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악바리같은 손아섭은 잠깐 부진하더라도 근성과 자기관리를 통해 기어이 성적을 끌어 올렸다. 수년간 롯데 팬은 “손아섭 걱정은 쓸데없는 걱정”이라며 올시즌 초반 부진 역시 대수롭지 않게 넘겼고 이번에도 손아섭은 보란 듯 자기 페이스를 찾았다. 개막 한 달이 넘도록 부침을 겪고 있을 당시 손아섭은 “슬럼프가 아니라 내 실력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이 또한 이겨내겠다”며 이를 악물었고 결국 5월에 접어들어 제 모습을 찾고 있다. 다음은 손아섭과의 일문일답.

-올시즌 초반 유독 기복이 심했다.

4안타를 치고 난 후 이틀 연속 못 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기복이 시즌 개막하고 한달 넘게 이어지는 등 마음고생이 심했다. 1~2주일 계속 좋지 않을 때 슬럼프라고 한다. 시즌 초반 확실히 슬럼프에 빠졌고 냉정하게 그게 내 실력이겠거니 반성도 많이 했다.

-비시즌 누구보다도 열심히 준비하지 않았는가.

프로는 결과로 말한다. 과정이 어떻게 되든, 아무리 열심히 하든 야구장에서 성적이 안 나오면 소용없다. 준비는 당연히 이전보다 열심히 했다. 하지만 야구라는 게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솔직히 안타를 치고, 홈런을 치는 것은 컨트롤할 수 없다. 좋은 성적을 내도록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그러고 난 뒤 결과는 하늘에 맡겨야 한다.

-잦은 타순 변화에 영향은 받지 않는가.

타격감이 썩 좋지 않지만 김독님께서 나를 믿어주시고 중요한 타순에 넣어주시고 있다. 내가 타순을 의식할 순 없다. 내보내주시는 타순에서 최대한 팀에 도움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1번타자도, 3번타자도 1회만 지나고 나면 같다. 나가는 타순보다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려고 하고 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타구에 힘이 안 실리는 게 아쉽다. 아직 이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장타가 많이 나오지 않아 답답하긴 하다. 그렇다고 장타를 의식하다보면 더 깊은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다. 올시즌 전 생각했던 출루나 득점 등 팀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계속 집중할 생각이다.

-프리에이전트(FA) 부담감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시즌 종료 후 FA가 된다지만 그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솔직히 그 부담감보다 팬의 기대치에 못 미치고, 구단의 중심선수로서 많은 보탬이 못되고 있다는 부담감과 압박감이 더 크다. 내가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 누가 대신 뛰어줄 수 없다.

-다른 선수들의 경우 잘 되지 않을 때 변화를 많이 준다.

지금 특별한 변화를 주고 있진 않다. 야구장에서 나오는 결과가 좋지 않아 위축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을 겪어 봤다. 계속 내가 해오던 대로(루틴대로) 경기를 준비하고 나서고 있다. 경기 끝나고 새벽까지 그날 경기 영상을 돌려보고, 경기 전 준비하는 과정도 나만의 방식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에도 초반 좋진 않았다.

지난해뿐 아니라 2015년에도 그랬다. 스스로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하던대로 경기를 준비하고 치르다보니 결과적으로 좋아졌다. 다행히 이번주부터 타격감각을 많이 회복해 자신감을 얻었다.

-팬은 여전히 ‘손아섭은 걱정할 필요없다’고 말한다.

팬의 격려가 큰 힘이 되고 있다. 하지만 매 시즌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야구다. 지난해 잘했다고 해서 올해 역시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 예전에 내가 잘했을지 몰라도 지금 현재 남들보다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더욱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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