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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2016타이어뱅크 프로야구 SK와이번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KIA는 헥터, SK는 켈리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강한울.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문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SK와 KIA의 4위 쟁탈전이 7월의 마지막 날을 뜨겁게 달궜다. 호쾌한 SK의 ‘한 방’과 다양한 작전야구로 맞선 KIA가 한치의 양보없는 혈투를 치렀다. 호쾌한 홈런으로 대변하는 SK의 ‘한 방 야구’를 ‘담력’을 중요시 하는 KIA의 ‘기싸움 야구’가 6-5로 제압했다.

SK 김용희 감독은 “선발투수가 최대한 긴 이닝을 버텨줘야 타자들이 치고 나갈 공간을 만들 수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김광현이 빠진 뒤 선발 로테이션 꾸리기가 버거웠던 게 최근 부진의 원인이라는 뜻이다. 수세적으로 경기를 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한편으로는 KIA를 상대로 통산 6경기에서 2승 방어율 2.39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메릴 켈리에 대한 기대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4위 입성을 눈앞에 둔 KIA 김기태 감독은 독특한 이론을 내놨다. 그는 “7월은 승패마진 플러스로 마감하게 됐다. 8월달 달력 한 장을 놓고 최후의 승부를 펼칠 시기다. 8월이 지나면 찬바람이 부는 팀과 따뜻한 가을을 준비하는 팀으로 나뉘게 될 것”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지금부터는 간 크기 싸움이다. 어느 팀이 주눅들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하느냐가 승부의 추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말리는 순위싸움에 여름 무더위까지 겹쳐 선수들이 위축된 플레이를 하는 순간 순위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역전 솔로홈런 김동엽, 홈런이 벌써 몇개야?[SS포토]
31일 2016타이어뱅크 프로야구 SK와이번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KIA는 헥터, SK는 켈리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5회말 SK 김동엽이 헥터를 상대로 역전 솔로홈런을 터트린후 홈인하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양팀 감독의 상반된 시각은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SK는 1회말 1사 1, 2루에서 정의윤 타석 때 더블스틸을 감행했다. 켈리가 선발로 나선만큼 기선을 제압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가 담긴 기습 작전이었다. 정의윤이 KIA 선발 헥터 노에시를 상대로 우중간 적시타를 쳐 두 점을 선취, 기선을 제압하는 듯 했다. 하지만 KIA는 3회초 반격에서 2사 후 볼넷을 골라나간 김호령이 도루에 성공했고 노수광과 브렛필이 연속 볼넷을 골라내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나지완의 좌전 적시타로 단숨에 동점을 만들어 혈전의 서막을 알렸다.

이후 두 팀은 대비된 팀 색깔을 드러냈다. SK가 한 방으로 분위기를 띄우면 KIA는 집요함으로 응수했다. KIA가 4회초 한 점 도망가자 SK가 이재원의 솔로 홈런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5회말에는 김동엽이 다시 한 번 솔로 홈런을 터뜨려 재역전에 성공했다. 홈런 두 개 모두 상대 배터리의 일정한 볼배합을 농락하는 한 방이었다.

홈런 두 개로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렸지만 믿었던 켈리가 5.1이닝 투구후 강판되면서 흐름이 움직였다. 켈리는 6회초 선두타자 서동욱과 이홍구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낸 뒤 오준혁에게 희생번트를 내주고 강판됐다. 1사 2, 3루, 볼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에서 강한울이 스퀴즈번트를 시도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서진용이 던진 포크볼을 배트에 맞히지 못해 홈으로 쇄도하던 서동욱이 횡사했다. 작전실패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가 싶었지만 강한울이 우중간 적시 2루타로 이날 세 번째 동점에 성공했다. 작전에 실패했지만 주눅들지 않고 자기 스윙을 한 강한울의 강단이 흐름을 끌어 왔다.

9회말 등판한 헥터에 열광하는 KIA팬들, 완투승을 부탁해![SS포토]
31일 2016타이어뱅크 프로야구 SK와이번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KIA는 헥터, SK는 켈리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9회말 헥터가 계속 등판을 이어가자 3루 KIA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불붙은 KIA 타선은 7회와 9회에도 한 점씩 보태 4위 입성을 자축했다. 1회말 마운드에 오른 헥터는 9회말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127개를 던지며 8안타 5실점으로 완투승을 따냈다. 9회말 최정과 이재원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한 점차로 쫓긴 뒤 1사 3루 위기에 몰렸지만 김기태 감독은 “간크기를 보자”며 뚝심있게 밀고 나가 전날 양현종에 이은 2연속경기 완투승을 이끌어 냈다. KIA의 기세가 4위 입성의 기폭제가 됐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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