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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차이나 타운’에서 열연한 박보검이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라면 박보검(22)을 일컫는 게 아닐까? 따뜻한 눈빛이 아름다운 신예 박보검이 영화 ‘차이나타운’에서 김고은의 마음 뿐 아니라 여심을 자극하고 있다.

박보검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맞서 국산영화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차이나타운’(한준희 감독·폴룩스픽처스)에서 따뜻함으로 일영(김고은)을 흔드는 남자 ‘석현’ 역을 맡았다. ‘차이나타운’의 어두운 캐릭터들 사이에서 혼자 세상에서 가장 밝은 것 같으면서도, 내면에는 슬픔을 가진 캐릭터다.

그는 “영화에서 내가 나오는 부분이 조금 걱정됐다”고 말했다. “과장되게 연기하지 않으려고 애썼는데 석현이 워낙 밝은 아이여서, 영화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보기에 불편하지 않을까”하는 이유에서였다. 그도 그럴것이 영화 속 석현은 일영을 당황스럽게 만들 정도로 남을 먼저 배려하고, 자신을 버렸을 지도 모르는 아빠를 걱정하는 ‘순수 청년’이다. 박보검을 석현 역에 캐스팅한 한준희 감독은 “박보검은 영화 속 석현 이상으로 반듯한 친구”라고 전했다. 한 감독은 “실제 박보검과 캐릭터 석현이 실제로 유사한 면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크게 튀지 않게 잘 어우러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인터뷰를 통해 본 박보검은 한 감독의 말 그대로였다. “실제로 제가 석현이였으면 어땠겠냐고요? 저도 아마 석현이처럼 살았을 것 같아요. 잘못하면 술 등에 의존할 수도 있지만, 석현이나 저나 꿈이 확실히 있잖아요. 빨리 벌어서 자수성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아마 석현이는 아빠가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을 이미 알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믿고 싶지 않으니까 그렇게 지내는 거죠”라며 다시 캐릭터의 감정으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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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차이나 타운’에서 열연한 박보검이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러브라인’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하지만, 일영을 흔드는 연기를 하면서 두 사람은 아스라한 감정을 가진 남녀를 연기했다. “처음 누가 일영 역할을 맡을 지 몰랐을 때 시나리오를 보고 처음 떠올랐던 배우가 김고은이었어요. 부담스럽다기보다는 정말 잘해야겠다고 생각했죠”라며 상대 배역을 처음 알았던 때를 떠올렸다.

지난해 17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명량’에서 ‘토란 소년’ 수봉 역에 이어 KBS2 ‘내일도 칸타빌레’ 등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있는 박보검은 원래 연기자를 꿈꾸지는 않았다.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었다”는 것. 현재 소속사 오디션을 볼 때 관계자가 “연기를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하면서 진로가 바뀌었다. “아직까지는 연기를 배우는 입장이지만, 나중에는 전문적으로 뮤지컬 연기 등을 배우면서 원래 꿈에도 다가가고 싶어요”라는 그는 자신의 가장 큰 무기로 ‘긍정’적인 사고를 꼽는다.

최근에는 KBS2 ‘뮤직뱅크’ 진행자를 맡는 등 새로운 시도도 하고 있다. “‘뮤직뱅크’는 100개가 넘는 나라에 동시 생방송한다고 들었어요. 한류를 알리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저로서는 순발력이나 재치 같은 것을 많이 배우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한발 더 내딛는다는 기대 앞에 박보검이 또다시 눈을 빛냈다.
김정란기자 peac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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