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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대규모 회고전 여는 무라카미 다카시. 제공 | Takashi Murakami Kaikai Kiki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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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시의 수퍼플랫 원더랜드 전시 모습. 제공 | Takashi Murakami Kaikai Kiki Co Ltd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51)가 서울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다카시의 수퍼플랫 원더랜드’전을 지난 4일 오픈했다. 무라카미 다카시가 아시아에서 여는 첫 회고전으로 회화, 조각, 사진, 비디오 등 자신의 대표작 39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떠올리게 하는 ‘미스터 도브’(Mr. DOB), ‘미스 코코’(Miss Ko²), ‘카이카이’ 등을 활용한 그림, 조각, 풍선, 벽지, 사진 등을 다채롭게 전시해 관람객들을 자신이 창조해낸 ‘이상한 나라’로 초대한다.

무라카미 다카시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협업으로 유명한 작가. 일본의 대중문화인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자신의 작품으로 도입해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반열에 오른 주인공이다.

전시 제목 ‘무라카미 다카시의 수퍼플랫 원더랜드’는 루이스 캐롤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패러디한 제목이다. 무라카미 다카시는 분열돼가는 현대의 사회적 모습을 ‘수퍼플랫 원더랜드’로 지칭하고 있다. 여기서 수퍼플랫은 ‘초평면’(超平面)으로 ‘모든 것을 평편하게 만든다’는 의미다.

전시 개막을 위해 한국을 찾은 무라카미 다카시는 “‘수퍼플랫’이 뜻하는 납작하고 평편하다는 의미는 깊이 없는 경박한 현대 문화를 말하기 위해 선택한 용어”라면서 특히 일본문화의 일부 나쁜 부분을 꼬집기 위한 뜻이었다고 밝혔다.

무라카미 다카시는 지난 2000년 ‘수퍼플랫’전을 시작으로 2002년 ‘컬러리아주’, 2005년 ‘리틀보이’에 이르기까지 수퍼플렛 3부작을 선보이며 ‘수퍼플랫’이라는 개념을 현대 사회를 지칭하는 시대정신으로 제시했다. 전쟁의 트라우마 때문에 평편하게 해체된 일본사회를 비판하는 의미에서 현대 디지털 사회에서 정보를 소비하는 문화, 더 나아가 쾌락을 지향하는 현대 소비사회의 문제로까지 그 의미를 확장했다.

밝고 경쾌한 만화적 이미지와 풍선, 커텐 등 친근한 소재를 활용한 조각 등은 예술이 편안하고 재미있고 유쾌한 대상임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무라카미 다카시는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작가다. 2008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나의 외로운 카우보이’가 1500만달러(약 170억원)에 판매됐을 정도. 게다가 2001년 ‘카이카이 키키’사를 설립하고 자신의 작업을 모티브로 한 아트상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것은 물론 영화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2002년 패션업체 루이비통과 협업해 자신의 캐릭터가 가미된 가방을 생산하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와 활발한 협업으로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무라카미 다카시의 전시는 오는 12월 8일까지 계속된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초중고생 4000원. 1577-7595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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