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산으로 둘러싸인 포천의 한 마을 안쪽, 밭고랑 사이로 허리를 굽힌 세 여자의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배우 황신혜와 양정아, 요리연구가 신계숙이다. 화려한 세트장을 벗어나 뙤약볕 아래 흙을 만지는 이들의 풍경은 잠시 머무는 손님이 아니라, 묵묵히 터를 잡고 살아가는 이웃의 생활 그 자체였다.

KBS1 ‘황신혜의 같이 삽시다’가 완전히 새로운 판을 짰다. 18일 진행된 현장 공개는 기존의 틀을 깨고 ‘지역살이’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의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증명하는 자리였다.

이날 애플수박과 가지, 고수 모종을 심으며 첫 일정을 소화한 세 사람은 곧장 임시 거처인 마을회관으로 자리를 옮겨 기자간담회를 이어갔다. 현재 수리 중인 빈집이 완성되기 전까지 셋이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진짜 ‘집’이기도 하다.

프로그램을 이끄는 이선희 CP는 “KBS1 시청층에 맞게 기획 의도를 기존보다 확장했다”며 “새집을 꾸리고 새 친구들과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첫 녹화 당시 마을 주민들이 현수막까지 내걸며 이들을 적극적으로 환영했다는 후문이다.

황신혜는 새 환경에 가장 빠르게 녹아든 모습이었다. 그는 “마을회관에서 셋이 같이 누워 잤는데 너무 편하고 좋더라. 집에 가서도 빨리 포천으로 돌아오고 싶었다”며 활짝 웃었다.

이번 개편과 함께 합류한 양정아와 신계숙의 호흡도 기대를 모은다. “누군가와 한집에 사는 게 내심 걱정됐다”고 털어놓은 양정아는 “하지만 막상 한 식구처럼 맞아주고 한방을 쓰다 보니 빨리 가까워졌고 훨씬 재미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신계숙은 이번 현장에서 가장 현실에 닿아있는 멘트로 좌중을 사로잡았다. 자신을 ‘독거노인이 된 사람’이라며 넉살 좋게 소개한 그는 “혼자 사는 것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사는 것도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다. 혼자면 대충 빵으로 때웠을 끼니를 같이 챙겨 먹으니 굶지 않고, 외롭지 않아 참 좋다”며 진심 어린 소회를 전했다.

마을 주민들과 진짜 이웃이 되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도 공개됐다. 황신혜는 “메이크업을 거의 안 해보신 어르신들을 예쁘게 꾸며드리고 싶다”고 밝혔고, 신계숙 역시 “마을 어르신들께 짜장면을 대접하고 싶다”며 재능 기부를 약속했다. 더불어 젊은 시절 교통사고로 전신마비를 겪은 구족화가이자 황신혜의 동생인 황정언 씨가 방송 최초로 동반 출연해 따뜻한 연대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어디에서,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것인가. 포천 냉정1리에 짐을 푼 이들은 이제 구경꾼이 아니라 진짜 마을 사람이 되기 위한 첫발을 뗐다. 세 여자의 동거는 오는 27일 오후 7시 40분 첫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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