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는 현대 인간관계의 해부도”…모나코 초청 김영 작가의 묵직한 품평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구조존재주의 추상화 작가 김영이 연극 ‘오해(연출 최원석)’를 향해, 깊은 인상을 전했다. 인간 존재의 불완전함과 소통의 실패를 정면으로 응시한 작품이라는 평가다.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 ‘오해’는 카뮈 특유의 부조리와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을 담은 이 작품이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투숙객을 죽이고 재산을 탈취하는데, 그 희생자가 어린 시절 떠난 가족이다.
그래서 이 작품엔 현실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공포와 절박함, 그리고 스스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균열이 뒤엉켜 있다.

김영 작가는 최근 대학로 후암스테이지에서 공연 중인 연극 ‘오해’를 관람한 뒤 “단순한 가족 비극이 아니라 인간 존재 자체의 불완전함과 소통 실패를 집요하게 드러낸 작품”이라고 밝혔다.
김 작가는 “무대 위 인물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지만 끝내 이해하지 못한다”며 “그 침묵과 어긋남이 관객에게 깊은 불안과 긴장을 남긴다”며 “말하지 않음에서 비롯되는 비극은 현대 사회 인간관계와도 맞닿아 있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다”고 평했다.
김영 작가는 작품 전반을 지배한 어두운 정서와 배우들의 밀도 높은 감정 연기에 대해서도 박수를 보냈다.

그는 “인물들은 사랑과 구원을 원하지만 결국 욕망과 결핍 속에서 서로를 파괴한다”며 “그 과정 자체가 처절하면서도 철학적이었다”며 “주인공의 비극적 운명은 인간이 얼마나 쉽게 고립되고 오해 속에서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샛별 역의 배우 이주화의 연기와 출연 배우들에 대해 강한 인상을 드러냈다.

김영 작가는 “배우의 혼신의 격정적인 연기와 리듬감 있는 대사, 모든 것이 너무 좋은 작품이었다”며 “출연진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배우 이주화는 이번 작품에서 주연 ‘샛별’ 역을 맡아 노 메이크업 연기에 도전했다. 분장과 장식을 덜어낸 채 인물의 불안과 균열을 몸으로 표현하는 방식을 과감하게 선택했다.
정중헌 한국생활연극협회 이사장은 샛별 캐릭터에 관해 “스릴러처럼 긴박감을 안겨주는 ‘오해’에서 딸 샛별은 태풍의 눈 같은 존재”라며 “이주화는 거칠고 파괴적인 이 행동형 캐릭터를 외유내강으로 풀어냈다. 겉은 강한 것처럼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살인도 불사하지만 속은 여리기에 무너짐이 더 처절했고 연민을 품게 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인간의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오해’는 대학로 후암스테이지에서 5월 31일까지 공연한다.

한편 김영 작가는 인간 존재의 구조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으로 주목받는 구조존재주의 추상화 작가다. 최근에는 포세린 타일과 테라코타를 활용한 구조적 회화 작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그는 오는 9월 모나코 국제 현대미술 아트페어 ‘Art3f 2026’ 초청을 앞두고 있다. 인간 감정과 존재 구조를 분절된 형상과 색채로 풀어내는 작업 세계를 국제 무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그런 김영 작가가 연극 ‘오해’에서 발견한 것도 결국 인간 존재의 균열이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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