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배우 오정세는 마치 ‘종합선물세트’ 같다. 꺼낼 때마다 새로운 얼굴이 나온다. 코미디도 되고, 생활 연기도 되고, 서늘한 악역도 된다. 매 작품마다 전혀 다른 결의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으로 완성해낸다. 이번에도 오정세는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완전히 다른 세 개의 얼굴로 대중과 만난다.

오정세는 현재 방영 중인 JTBC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를 시작으로, 오는 22일 첫 방송되는 MBC 새 금토드라마 ‘오십프로’, 그리고 6월 3일 개봉하는 영화 ‘와일드 씽’까지 세 작품을 연달아 선보인다.

‘모자무싸’에서 오정세는 고박필름 소속 감독 박경세를 연기하고 있다. 한때 둘도 없는 친구였지만 자격지심과 열등감으로 관계가 틀어진 황동만(구교환 분)과의 ‘혐관 케미’는 극의 핵심 축이다. 오정세는 경세가 가진 불안과 열등감, 분노를 특유의 생활 연기로 풀어낸다. 자연스러운 대사 톤과 순간적으로 흔들리는 표정만으로도 인물의 감정 변화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반면 아내 고혜진(강말금 분) 앞에선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영화사 대표인 혜진은 누구보다 냉정하게 경세의 현실을 들여다보는 인물이다. 오정세는 강말금과 현실 부부 같은 호흡을 완성하며 공감대를 끌어낸다.

22일 첫 방송되는 ‘오십프로’에서는 완전히 다른 결의 캐릭터로 돌아온다. ‘오십프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한때 이름 좀 날렸던 세 남자가 다시 움직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 중 오정세가 맡은 봉제순(불개)은 북한 인민무력부 출신 특수 공작원이다. 택견과 위장 잠입에 능한 최고의 인간병기지만 현재는 과거의 기억을 거의 잊어버린 채 살아가는 인물이다. 이전 작품 속 찌질하고 현실적인 얼굴과 달리 이번엔 코믹함과 묵직한 액션으로 변신을 예고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6월 개봉하는 영화 ‘와일드 씽’이다. 오정세의 주특기라고 할 수 있는 코미디로 관객들과 만난다. 작품 속에서 오정세는 한때 여심을 흔들던 발라드 가수 최성곤을 연기했다.

최성곤은 무려 ‘39주 연속 2위’라는 비운의 기록을 가진 인물이다. 무대 위에선 긴 생머리와 감미로운 눈빛으로 팬들을 홀리지만 현실은 전설적인 혼성그룹 트라이앵글에게 밀려 끝내 정상에 오르지 못한 채 사라진 비운의 스타다.

전성기 시절을 지나 20년 후 성곤의 모습은 화려한 조명 대신 숲속에서 사냥총을 메고 살아가는 ‘진짜 사냥꾼’이 됐다. 오정세는 ‘우윳빛깔’ 최성곤부터 덥수룩한 수염과 거친 곱슬머리를 한 ‘사냥꾼’ 최성곤까지 한 작품 안에서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공개된 예고편과 스틸만으로도 오정세 특유의 코미디 감각이 폭발한다. 뻔뻔하게 웃기고, 우스운데 묘하게 짠하다. 오정세가 가장 잘하는 덤덤한 코미디 연기가 또 한 번 빛을 발한다.

그동안의 ‘배우’ 오정세의 시간을 되짚어보면 늘 예상 밖의 얼굴을 보여준 배우였다. 코믹과 서늘함, 생활감과 광기를 자유롭게 오가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왔다. 그래서 오정세의 연기는 늘 새롭다.

‘모자무싸’의 현실 남편, ‘오십프로’의 인간병기, 그리고 ‘와일드 씽’의 비운의 발라드 왕자까지 오정세는 또 한 번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할 준비를 마쳤다. 대중은 다시 한번 오정세의 ‘연기 차력쇼’를 기대하고 있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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