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외파병 북한군 전사자 추모시설 완공

향후 어떤 방식으로 행동할 것인가를 드러내는 정치적 선언

북러, 단순 협력을 넘어 사실상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장기적 흐름

해외 군사개입을 일회적 사건이 아닌 반복 가능한 국가 전략으로 제도화하려는 의도

[스포츠서울 | 이상배 전문기자] 북한은 지난달 26일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준공식을 개최하였다. 이번 행사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조용원, 조춘룡, 노광철 등 당과 군부 지도간부, 조선인민군 대연합부대장, 해외작전부대와 공병부대 장병, 열사 유가족, 러시아에서는 국가회의 의장 뱌체슬라브 월로진, 국방상 안드레이 벨로우쏘브를 비롯한 공식 대표단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매체는 이 공간을 단순한 전쟁 기념물이 아니라, 해외 전장에서 발휘된 군의 정신성과 영웅성을 영구히 전승하는 ‘전당’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이 기념관의 본질은 과거 회고에 있지 않고 오히려 북한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행동할 것인가를 드러내는 정치적 선언으로 비친다.

북한의 해외군사활동은 과거에도 존재했지만, 대체로 비공식적이고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기념관은 그 벽을 허물고 있다. 이제 해외군사행동은 은밀한 활동이 아니라 국가가 승인하고 공개적으로 기념하며, 후대가 학습하는 ‘정상적 군사행위’로 재정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즉, 해외 군사개입을 언제든 반복 가능한 옵션으로 끌어올리는 과정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특정 전투를 단순한 군사 참여로 설명하지 않으며, 대신 이를 ‘정의’·‘반패권’이라는 정치적 언어로 다시 포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군사행동을 정치적 정당성으로, 전쟁 참여를 국제적 명분을 내세우며 ‘용병’이 아닌 ‘이념적 전선참여’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 논리가 고정되면, 향후 어떤 군사행동도 동일한 틀로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에 기념관은 바로 그 논리를 물리적으로 고착시키는 장치다.

이번 기념관이 내포한 또 하나의 핵심은 러시아와의 관계 변화다. 기존 관계가 필요 기반 협력 전략적 거래였다면, 이제는 ‘공동 전투 경험과 희생’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국제정치에서 ‘함께 싸운 경험’은 어떤 조약보다 강한 결속을 만든다. 이는 양국 관계를 단순 협력을 넘어 사실상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장기적 흐름으로 읽힌다.

이 기념관은 외부 메시지뿐 아니라 내부 통치에도 깊이 작동한다. 북한이 얻는 효과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체제 정당성 강화 △실전 경험 기반 군 엘리트 결속 △세대 간 기억 계승 구조 구축이다. 특히 ‘전투 경험의 신화화’는 군 내부 권력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는 전쟁 경험이 곧 정치적 자산이 되는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 기념관은 조용하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북한은 더 이상 고립 전략에 머물지 않고 필요할 경우 해외 전쟁에 참여할 수 있으며, 특정 진영과 군사적으로 결합할 준비가 되어 있다. 북한은 스스로를 ‘관찰 대상 국가’에서 ‘행동하는 군사 행위자’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은 과거를 보존하는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과거를 해석하고, 현재를 정당화하며, 미래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전략적 프레임이다. 북한의 궁극적 의도는 명확하다. ‘해외 군사개입’을 국가 전략으로 제도화하는 것, 결국 행동이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 그리고 그 행동이 계속 반복되도록 정당성을 축적하는 것... “북한은 이미 그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sangbae030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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