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동석 기자] 배우의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는 선택이 이어지고 있다. 화면에선 박보영과 배두나가 길을 열었고, 무대에선 이주화가 분장을 지우고 관객과 민낯으로 만난다.

배두나는 노메이크업 연기에 대해 “얼굴에서 오는 힘이 있어야 한다. 연기를 하면 감정에 따라 피부색이 변한다. 그걸 완전 싹 다 가리고 연기를 하는게 더 힘들다. 나는 사실 기술로 연기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감정의 변화가 얼굴에 그대로 남아야 한다는 이유다.
박보영 역시 최근 디즈니+ 시리즈 ‘골드랜드’에서 외형을 덜어냈다. 그는 “좀 더 수척한 얼굴을 보여드리기 위해 체중을 감량했고 메이크업 역시 처음엔 조금씩 하다가 나중에는 덜어내어 완벽한 민낯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화장기 없는 온전한 민낯을 화면에 드러낸다는 것은 여배우로서 대단한 용기”라고 평가했다.

같은 흐름이 무대로 이어진다. 이주화는 알베르 카뮈 원작 연극 ‘오해’에서 샛별 역을 맡았다. 공연은 4월 30일부터 5월 31일까지 대학로 후암스테이지에서 진행된다.
이주화는 맨얼굴로 서는 이유로 “화려한 분장 대신 배우 얼굴에 새겨진 세월의 주름과 피부결을 그대로 드러내는게, 샛별의 풍파를 관객에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거 같다. 샛별의 기구한 운명을, 관객이 온전히 믿게끔 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실 무대 위에서 분장은 기본에 가깝다. 조명 아래 인물을 또렷하게 보이게 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주화를 비롯해 여러 배우들이 그 전제를 내려놓고 있다. 인물을 꾸미기보단 있는 그대로의 미세함까지 그대로 드러내는 작업이다.
배우들의 의도는 명확해보인다. 화려한 분장 대신 ‘얼굴에 남은 시간으로 인물의 서사를 전달하겠다’는 의지다. 배우가 분장을 지우며, 극중 인물을 바라보는 관객의 감정선도 자연스럽게 깊어질 듯 하다.

한편 이주화는 지난달, 1인극 ‘웨딩드레스’를 신간으로 펴냈다.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1인극의 전과정을 배우의 시선으로 촘촘하게 담아냈다.
모노극 ‘웨딩드레스’는 2023년 국내 초연 이후 2024년 영국 에든버러, 2025년 일본 오사카까지 무대를 넓힌 글로벌 화제작이다. white2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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