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함상범 기자] 7개월간의 긴 여정, 그 종착지는 다시 시작점이었던 인천이다. 수미쌍관의 의미는 성장에 있다. 시작과 끝 사이에 발생한 변화다. 세븐틴의 ‘앙코르’는 세계를 거침없이 돌며 얼마나 단단해졌는지, 서로에게 신뢰가 얼마나 깊어졌는지 증명해 낸 ‘피날레’였다. K팝의 상징 세븐틴(SEVENTEEN)이 긴 여정의 끝자락에서 ‘영원’이라는 이름의 정점에 섰다.

세븐틴(에스쿱스, 정한, 조슈아, 준, 호시, 원우, 우지, 디에잇, 민규, 도겸, 승관, 버논, 디노)은 지난 4일과 5일 양일간 인천 서구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월드 투어 피날레 공연 ‘세븐틴 월드 투어 [뉴_] 앙코르(SEVENTEEN WORLD TOUR [NEW_] ENCORE)’를 개최했다. 군 복무 중인 정한, 원우, 우지, 호시를 제외한 9명의 멤버가 무대를 채웠다. 객석엔 휴가를 나온 정한과 원우가 합류해 완전체의 의미를 더했다.

이틀간 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세븐틴은 전 세계 14개 도시에서 84만 명의 캐럿(팬덤명)과 만난 대장정의 마침표를 화려하게 찍었다.

◇ 천둥번개 뚫고 쏟아낸 ‘공연 장인’의 품격

‘함께 성장하고 꿈을 실현한다’는 세븐틴의 정체성은 이번 피날레에서 더욱 선명해졌다. 5일 마지막 공연, 해가 지고 쌀쌀해진 날씨와 천둥번개를 동반한 장대비도 세븐틴의 열정을 꺾지 못했다. 오히려 궂은 날씨는 세븐틴의 라이브 밴드 사운드와 어우러지며 더욱 드라마틱한 서사를 완성했다.

오프닝부터 압도적이었다. 런웨이를 방불케 하는 등장에 이어 ‘HBD’ ‘THUNDER’ ‘손오공’으로 이어지는 히트곡 메들리는 경기장을 거대한 함성으로 가득 채웠다. 11년 차 그룹의 노련함이 묻어나는 핸드마이크 라이브와 칼군무는 왜 이들이 ‘공연의 신’으로 불리는지 말이 아닌 무대로 방증했다.

◇ 13인 13색, 그리고 ‘절대값 13’

당초 ‘세개의 유닛 하나의 팀’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세븐틴은 따로 노는 맛도 탁월했다. 다인원 그룹의 강점을 극대화한 개인곡 및 유닛 무대는 무한한 확장성을 보여줬다. 끼를 마구 발산한 디노의 ‘트리거’부터 에스쿱스의 묵직한 ‘정글’, 패션쇼를 방불케 한 민규의 ‘셰이크 잇 오프’까지, 인원이 많은 만큼 다채로웠다.

특히 에스쿱스X민규의 힙합 바이브가 돋보인 ‘5, 4, 3’과 도겸X승관의 섬세한 화음이 빛난 ‘블루(Blue)’ 무대는 세븐틴의 세계관이 유닛을 통해 어떻게 변주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군 복무 중인 정한, 원우, 우지, 호시의 빈자리가 있었음에도, 객석에서 응원하는 멤버들의 존재감과 무대 위 아홉 멤버의 에너지는 결코 불완전하지 않은 ‘절대값 13’을 유지했다.

◇ “13명 전원 재계약”…4월의 비가 피워낸 5월의 꽃

기적이 일어났다. ‘4월의 소나기가 5월의 꽃을 가져온다’는 격언을 담은 ‘에이프릴 샤워(April shower)’가 시작되자 거짓말처럼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차가운 비는 시련이 아닌, 화려한 개화를 위한 생명수처럼 느껴졌다.

이 낭만적인 순간, 총괄 리더 에스쿱스는 “13명 전원이 다시 한번 재계약을 하기로 했다. 같은 배를 타고 열심히 노 저어 가겠다”며 전원 두 번째 재계약 소식을 전격 발표했다.

2021년 조기 재계약에 이어 다시 한번 뭉친 세븐틴의 의리에 현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11년의 시간을 뚫고 도달한 ‘전원 재계약’이라는 결과는 K팝 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희망이다.

◇ 쉼 없는 항해…6월 ‘캐럿 랜드’로 이어질 제2막

8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멤버들의 소감은 짙은 여운을 남겼다. 승관은 “여러분이 저를 살아가게 해주는 존재”라며 진심을 전했고, 디노는 “17살에 데뷔해 벌써 28살이 됐다. 책임감 있게 보답하겠다”며 울먹였다.

세븐틴의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투어는 끝났지만 6월 20~21일 다시 이 장소에서 열 번째 팬미팅 ‘캐럿 랜드’를 열며 팬들과의 약속을 이어간다. 차가운 4월의 소나기를 통과한 세븐틴이 피워낼 5월, 그리고 더 뜨거워질 6월의 풍경은 이미 우리 앞에 만개해 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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