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여주=장강훈 기자] “제가 두 손을 다 들었나요?”
좀처럼 보기 드문 모습이다. 큰 세리머니와 환한 미소. 첫 경험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언제나 시크한 표정인 ‘남달라’ 박성현(33·더비스타CC)이 생애 첫 홀인원 순간을 돌아봤다.

박성현은 4일 경기도 여주 더시에나 벨루토 컨트리클럽(파72·658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내 개막전 더시에나오픈(총상금 10억원) 3라운드에서 생애 첫 홀인원을 꽂았다. 158m짜리 4번홀(파3)에서 8번 아이언을 선택했는데, 임팩트 순간 오른손을 놓았는데도 홀에 빨려 들어갔다.
스윙 동작만 보면 미스샷. 박성현은 “원래 드로우 구질인데, 임팩트 순간 생각했던 것보다 왼쪽으로 더 휠 것 같아 손을 놓았다”면서 “타구를 보니 똑바로 (원래 구상했던 궤적대로) 잘 가더라”고 돌아봤다.

마음에 쏙 드는 스윙이 아니어서 홀인원은 생각도 못한 모양. 그는 “티잉 그라운드가 그린보다 많이 높아 정확하게 지켜봤다”면서 “그린에 볼이 떨어진 뒤 홀쪽으로 굴러가길래 설마했다. 이게 쏙 들어갔다”며 환하게 웃었다.
홀인원 달성 순간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환하게 웃은 뒤 캐디와 하이파이브로 자축하고 갤러리에게 꾸벅 인사했다. 도파민이 폭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 박성현은 “제가 두손을 다 들었나요?”라며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되게 얼떨떨했다. 진짜 거짓말 아냐?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중계화면으로 보면 선수들이 크게 세리머니하는데, 나는 이게 잘 안된다. 당황스럽지만 너무 좋아서 할 수 있는 최대치로 기쁨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전향 후 공식 대회에서 한 첫 번째 홀인원이어서 기념구는 고이 간직할 계획이다. 그는 “고민하겠지만, 아마 집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홀인원 순간의 환호가 떠올랐는지,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2026시즌 출발을 국내에서 한 건 신의 한 수였다. 박성현은 “팬들도 홀인원을 많이 바라셨다. 몇 년 동안 기다렸는데 진짜 보여드려서 되게 좋다”며 “국내에서 고국 팬들이 대회장까지 오셔서 크게 응원해주시니 당연히 힘이 된다. 에너지를 받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팬덤 환호와 응원은 내게 희열감을 준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팬덤 ‘XX남달라’가 특별 시상식도 준비했다. 홀인원 직후 서울 모처에 주문해 장미꽃 100송이와 케이크, 대형 현수막을 제작했다. 팬들의 정성에 박성현도 눈시울을 붉혔다.

“최종라운드는 무조건 선두와 격차를 줄이는 데 온 힘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박성현은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올시즌 목표다. 현재까지는 순조롭다. 이대로면, 최종라운드에서도 더 좋은 모습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성현에게 2026시즌 KLPGA투어 국내 개막전은 모든 순간이 ‘내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남을 듯하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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