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투어 국내 개막전 더시에나오픈 개막
시드순위전 거쳐 연륜쌓고 돌아온 ‘다크호스’
유쾌한 입담에 절실함 담아 첫날 3언더 쾌조
경험+배움으로 벼린칼 “사악 쓸어브러야”

[스포츠서울 | 여주=장강훈 기자] “시즌을 길게 보고, 최대한 윗물에서 놀아보는 게 목표여요.”
11년 만이다. 지옥의 시드전을 뚫고 11년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에 입성했다.
‘연쇄유쾌마’ 조은채(31·경희)가 별칭 답게 유쾌한 1라운드를 마쳤다. 조은채는 찰진 전라도 방언에 긍정적이면서도 소탈한 입담으로 주변 사람을 늘 유쾌하게 만들어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다.

조은채는 2일 경기도 여주 더시에나벨루토 컨트리클럽(파72·6586야드)에서 시작한 KLPGA투어 국내 개막전 더시에나 오픈(총상금 10억원) 첫날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바꿔 3타를 줄였다. 오후 3시 현재 공동 5위 수준으로 순조로운 스타트로 볼 수 있다.
2014년 프로가 된 조은채는 지난해까지 정규투어는 32개 대회만 출전했다. 데뷔 이듬해인 2015년 정규투어 시드를 따냈고, 5월 출전한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10위에 오른 게 가장 좋은 성적이다. 시드를 가진 2015년에 25개 대회를 치렀으니, 10년 동안 정규투어 무대는 단 7개 대회밖에 경험을 못했다.

시드 순위전을 턱걸이로 통과한 뒤 혹독한 전지훈련을 소화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했다. “잘하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고, 정한밀(35) 등 같은 소속팀인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열성을 보였다.
조은채는 “(정)한밀이 오빠한테 직접 말은 안하고 뒤에서 얼쩡거렸다. 지켜보기 답답했는지 오빠들이 ‘각잡고’ 레슨을 해줬다. 합동훈련하자고 내가 조른 것”이라며 웃었다.

덕분에 특히 웨지샷 감각에 눈을 떴다. 그는 “예전에는 클럽 페이스에 공이 닿으면 튕겨져 나가는 편이었다. 남자 선수들은 볼이 어느 그루브를 타는지까지 세밀하게 한다더라. 혼도 많이 났지만, 노하우를 전수받은 덕분에 클럽으로 공을 떠서 띄우거나 굴리는 느낌을 찾았다. 이제는 그린 주변 숏 게임 때 공을 사악 떠브러”라며 ‘찰진 억양’을 숨기지 않을 정도로 만족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정규투어로 돌아왔으니, 일희일비하지 않기로 했다. 조은채는 “어릴 때는 샷이 마음대로 안되면 울그락불그락했다. 이게 도움이 안되는데도 제어가 잘 안됐다”며 “이제는 연륜도 쌓았으니(웃음) 시즌을 길게보고 꾸준히 톱10에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차분하고 냉정하게 대회를 치를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매 라운드 배울 게 있다. 태국에서 치른 시즌 개막전 때도 배움이 컸다”고 강조했다.

3월 치른 리쥬란 챔피언십에서는 이틀동안 7타를 잃고 컷탈락했다. 그는 “준비가 덜된 측면도 있었지만 심리적 부담감이 되게 컸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내 플레이를 못했다”고 돌아봤다. 2주 이상 재정비 시간을 가지며 ‘멘탈’을 부여잡았고 “덕분에 크게 들뜨거나 오버하지 않고 첫 라운드를 마쳤다”고 밝혔다.
물론 배움도 있다. 오전조에서 선두권 싸움을 펼치던 마지막홀(9번홀)에서 두번째 샷 실수를 했다. 그는 “샷 감이나 퍼터 모두 좋아서 자신감이 지나쳤다. 세컨드 샷을 9번 아이언으로 했는데, 힘이 너무 들어가서 사정없이 밀려브렀다. 17개 홀에서 나만의 리듬을 잘 유지했는데, 마지막 홀에서 ‘붙이고 싶다’는 욕심이 확 들어서 배려브렀다”며 웃었다.

조은채는 “개막전에서 잔뜩 긴장해 실수를 연발한 것처럼, 오늘(2일) 마지막 홀 실수도 큰 힘이 될 것 같다. 선두 경쟁을 하는 등 압박감이 클 때 할 수 있는 실수를 미리 했다고 생각하면, 마지막홀 실수가 좋은 경험이 된 셈”이라고 자신했다.
대회는 이제 시작이다. 시즌도 갓 출발했다. 장도에 험로가 펼쳐질 확률이 훨씬 크다. 10년간 눈물젖은 빵을 먹은 조은채도 모르지 않는다. “어렵게 돌아왔으니, 최대한 윗물에서 놀고 싶다”는 시즌 목표에서 결연한 의지가 묻어난다. 목표를 달성하면 유쾌하면서도 찰진 ‘조은채 화법’도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을 것으롤 보인다. 국내 개막전 성적은 그래서 중요하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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