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홈런 허용 전까지 ‘무실점’ 행진… 개막 후 첫 ‘1회 무실점’ 기록하며

팀 분위기 반전 염경엽 감독 ‘80구’ 약속 지켰다… 최고 145km 강속구+팔색조 변화구로 KIA 타선 봉쇄

[스포츠서울 | 정동석 기자] 숫자만 놓고 보면 4.1이닝 1실점은 평범한 성적일지 모른다. 승리 투수 요건인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아쉬움도 남는다. 하지만 1일 잠실 KIA전에서 송승기가 보여준 가치는 그 어떤 완투승보다 컸다. 개막 이후 줄곧 ‘공포의 1회’를 보냈던 LG 팬들에게 송승기는 2시간 만에 처음으로 편안하게 숨을 쉴 수 있는 시간을 선물했다.

올 시즌 LG 마운드를 옥죄던 가장 큰 갈증은 ‘선발진의 조기 붕괴’ 였다. 외국인 투수들이 초반부터 난타당하며 불펜에 과부하를 줬고, 타선은 의욕을 잃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낸 것이 바로 ‘5선발’ 송승기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회초 선두타자 박찬호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송승기는 흔들리지 않았다.

송승기의 투구가 특별했던 이유는 ‘영리함’에 있다. 145km의 구속이 리그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커브와 체인지업의 완급 조절은 KIA 타선을 무력화하기에 충분했다. 염경엽 감독이 설정한 ‘80구’라는 한계 속에서도 이닝을 최대한 끌어주려 노력한 투구는 팀을 향한 헌신 그 자체였다.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LG는 송승기를 통해 ‘이기는 법’을 다시 떠올렸다. 선발이 버텨주면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는 야구의 기본 원리를 송승기가 실천으로 보여준 것이다. 손주영의 부상과 외인 투수들의 부진으로 시름 깊던 LG 마운드에 송승기는 단순한 선발 한 축 이상의 ‘안심 장치’가 되었다. 연패는 끊겼고, 신바람은 다시 불기 시작했다. 그 시작점에는 ‘연패 스토퍼’ 송승기의 82구 역투가 있었다. white2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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