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빈(오스트리아)=김용일 기자] 오는 6월 개막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나설 최종 명단 확정을 2개월 남겨두고 치른 마지막 모의고사. 실험을 곁들인 평가전인 만큼 결과에 연연할 필요는 없지만 다수 ‘딜레마’와 마주했다. 축구대표팀 ‘홍명보호’가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데 걸림돌이 될 법하다. 최대한 이른 결단이 필요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일 오전(한국시간)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 A매치 원정 평가전에서 후반 3분 마르셀 사비체르에게 선제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졌다. 지난달 28일 영국 밀턴 케인즈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소집 첫 번째 평가전에서 0-4로 대패한 한국은 2연전에서 ‘무득점, 2패’ 결과를 떠안았다.

새해 처음으로 모인 태극전사는 훈련 내내 밝았지만 코트디부아르에 처참하게 짓밟힌 뒤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두 번째 결전지인 오스트리아 빈에 입성한 뒤 현지 주요 단체가 마련하려고 한 행사 참석을 정중하게 거절하는 등 조용히 훈련과 경기에만 집중했다.

◇여전한 스리백 효용성 논란…김민재 최적 위치 ‘온도차’

유럽 원정 기간 비판이 지속한 건 스리백. 홍 감독은 지난해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뒤 이날까지 A매치 11경기 중 9경기에서 스리백을 가동했다. 본선 대비 플랜A. 그러나 지난해 브라질전(0-5 패), 이번 코트디부아르전처럼 속도와 개인 전술이 뛰어난 상대를 만났을 때 추풍 낙엽처럼 수비진이 무너졌다. 오스트리아전에서 수비 조직이 한결 나아졌지만 수비수 대다수 포백에 익숙한 만큼 월드컵 첫 경기(6월12일)까지 남은 71일 동안 완성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지에 의문 부호가 매겨진다.

홍 감독의 스리백은 중앙 수비수 세 명을 박스 근처 한 줄로 배치하는 형태다. 좌우 스토퍼 중 한 명이 측면으로 벌려 빌드업에 관여하거나 윙백의 전진을 끌어내는 최근 스리백 트렌드와 차이가 있다. 수비 숫자를 늘리는 데 주력하니 공격으로 전개하는 데도 문제가 드러났다.

자연스럽게 스리백 정중앙을 책임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위치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일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가나전(1-0 승) 땐 왼쪽 스토퍼를 맡았다. 당시 정중앙은 박진섭(저장)이 맡았는데 김민재 특유의 공격적인 수비와 전진으로 공수 기능이 더 나았다는 평가다. 다만 홍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서는 ‘수비의 심장’인 김민재가 최후방을 맡는 게 낫다고 본다. 김민재는 이와 관련해 “어려운 질문”이라며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스토퍼로 서면 조금 높은 위치에서 상대를 압박할 순 있다. 스위퍼(중앙)에 있으면 커버 위주로 움직일 수밖에 없어 보시는 분은 답답할 수 있는데 어느 역할이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평소 홍 감독과 신뢰가 큰만큼 역할 변화에 대해 말을 아꼈으나 스토퍼로 제 색깔을 더 낼 수 있다는 뉘앙스였다. 코치진과 작게나마 온도차가 존재함을 느끼게 했다.

◇침묵 길어지는 손흥민을 어찌할꼬

또다른 딜레마는 손흥민(LAFC). 홍 감독이 스리백을 가동하며 핵심적으로 여기는 것 중 하나는 후방에서 볼을 탈취한 뒤 빠른 공격 전환이다. ‘패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이날 기대대로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며 결정적인 침투 패스를 몇 차례 꽂았다. 다만 전방에서 골 결정력이 떨어졌다. 손흥민도 몇 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쳤다. 소속팀 경기를 포함해 공식전 10경기 무득점.

홍명보호는 최근 A매치 3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뒷공간을 두드리고도 마무리가 떨어지면 스리백은 효용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손흥민처럼 해결사 노릇해야 하는 공격수의 침묵에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공동취재구역에서 ‘에이징 커브’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이례적으로 불쾌하하며 “난 그렇게 생각 안 한다. (전성기인) 토트넘 시절 골 못 넣을 때도 그렇게 생각했냐”고 말했다.

◇유일한 희소식은 체코?…선수는 “월드컵서 약팀 봤나”

유일한 희소식은 월드컵 첫 상대가 체코로 결정된 것이었다. 같은 시간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D조 결승에서 덴마크와 승부차기 접전 끝에 승리하며 본선행을 확정했다. 애초 빅리거가 즐비한 덴마크의 우세를 점쳤는데 체코가 승자가 됐다. 하지만 태극전사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오현규(베식타스)는 “월드컵에서는 모두 동등한 조건”이라며 절대 강자가 없다고 했다. 김민재는 “(월드컵서) 모두 한 발이라도 더 뛰어야 경쟁력이 있지 그러지 않으면 없다”면서 겸손하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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