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아카데미(오스카)를 사로잡았다.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진 K팝과 국악, 그리고 이를 향한 뜨거운 환호는 단순한 수상을 넘어 한국 콘텐츠의 저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에서 주인공 루미의 가창을 맡은 싱어송라이터 루미는 1일 오후 열린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오스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배우들과 감독님들이 응원봉을 들고 응원해주셨다”며 “‘영원히 깨질 수 없는’이라는 가사가 그 순간 유독 와닿아 눈물이 났다. 너무 자랑스러웠고, 그 무대를 위한 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케데헌’은 케이팝 아이돌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에서 악령으로부터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지난해 6월 20일 공개된 이후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특히 중독성 강한 OST와 한국 고유의 문화적 디테일, 여기에 ‘K팝 퇴마 액션’이라는 독창적인 장르가 결합되며 글로벌 흥행을 이끌었다. 그중 메인 OST ‘골든(Golden)’은 빌보드 차트까지 오르며 이례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케데헌’은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연출을 맡은 매기 강 감독은 “어릴 때 접했던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중국이나 일본 문화가 중심이었고, 한국적인 이야기는 보기 어려웠다”며 “그래서 한국적인 영화를 꼭 만들고 싶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한국 관객에게도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아카데미 시상식 오프닝 무대 역시 화제를 모았다. ‘케데헌’ OST 중 하나인 ‘헌터스 만트라(Hunter’s Mantra)’ 무대가 펼쳐졌고, 판소리와 국악이 어우러진 공연은 가장 한국적인 색채로 현장을 물들였다.
무대에 참여한 이재는 “리허설 때부터 무대 구성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실제 무대에서는 더 많이 울었다”며 “레이 아미, 오드리 누나와 함께 공연하는데 미국의 큰 무대에서 국악과 판소리를 선보일 수 있다는 사실이 한국인으로서 정말 자랑스러웠다. 가장 만족스럽고 감동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엠마 스톤이 응원봉을 흔드는 모습이 포착되며 또 다른 화제를 모았다. 이재는 “살면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응원봉을 들 줄은 몰랐다”며 “많은 배우들이 함께 즐기는 모습이 신기했고, ‘이게 K의 힘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엠마 스톤도 굉장히 즐거워했다”고 웃었다.
무엇보다 ‘케데헌’은 아카데미 수상에 앞서 시즌2 제작을 확정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예고했다. 매기 강 감독은 “아직은 비밀로 하고 싶다”며 “스포일러 없이 기대해달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한국적인 정체성은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매기 강 감독은 “시즌2 역시 우리가 보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 것”이라며 “시즌1보다 더 큰 스케일의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 역시 “팬들의 예상을 뛰어넘고, 기존의 틀을 깨는 방향으로 확장해 나가고 싶다”며 “그 중심에는 한국적인 요소가 자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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