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축구 연령대 대표팀은 특수하다. A대표팀이나 프로와 다르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20세 이하(U-20), 23세 이하(U-23) 대표팀 사령탑을 모두 외부에서 수혈했다. 지난해 U-20 월드컵을 이끈 이창원 감독은 대학 무대에서 일했다. 최근 U-23 아시안컵을 지휘한 이민성 감독도 프로팀 대전하나시티즌을 이끌다가 지휘봉을 잡았다. 축구협회는 지금도 U-20 대표팀 감독을 공모 중이다.

축구계에서는 연령대 대표팀을 외부에서 수혈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선수 이해도가 높은 전임 지도자를 사령탑으로 둬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도 “이번 아시안컵 부진을 계기로 지도자 선임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선수 풀을 잘 아는 협회 전임지도자를 감독으로 선임해야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

이민성 감독은 지난해 5월 부임해 7개월 정도 U-23 연령대 선수를 파악하는 데 할애했다. 조직력을 강화하거나 색깔을 확실하게 만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이 감독의 대회 운용 전략 실패와 별개로 시행착오를 피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연령대 대표 선수는 1~2년 사이 성장 속도에 따라 역량 변화가 크다. 외부에서 다른 일을 하다가 들어와 선수 풀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오히려 협회에서 전임지도자로 활동하는 인력 중 실력을 인정받는 사람을 감독으로 선임하면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임지도자는 골든에이지 프로그램 등을 통해 유망주의 성장 과정을 면밀하게 관찰한다. 해당 연령대 선수를 훨씬 상세하게 알 수 있다.

2019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이끈 정정용 현 전북 현대 감독도 전임지도자 출신이다. 그는 14세를 시작으로 다양한 연령대를 거치며 해당 자원을 완벽하게 파악했다. 결국 폴란드에서 한국 남자 축구 역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결승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당시 준우승 주역이던 이강인이나 조영욱, 엄원상, 오세훈, 최준, 전진우 등은 한국 축구의 소중한 자원으로 성장했다.

감독 한 명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방식도 벗어나야 한다. 한 축구인은 “지금 협회는 너무 무책임하다. 지도자 한 명에게 모든 걸 떠맡긴다. 연령대 대표팀은 뚜렷하게 방향성을 설정하고 지도자와 일하는 방식까지 공유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축구협회는 2024년 6월 한국형 로드맵이라며 ‘Made In Korea(MIK)’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추상적이고 허울뿐인 청사진이 아니라 연령대 대표팀의 실제 성장 가능성을 올릴 방안이 필요하다. 지도자 선임 방식 변화가 첫걸음이 될 수 있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