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랩스, SK스토아 인수로 TV·모바일 시너지 극대화…홈쇼핑 ‘脫TV’ 가속화

4년간 홈쇼핑 거래액 64% 껑충…“정육각 사태와 달라, 자금·시너지 충분”

4050 겨냥 ‘라이프스타일 멀티 채널’ 도약…유통업계 지각변동 예고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4050 패션 플랫폼 ‘퀸잇’을 운영하는 라포랩스가 SK스토아 인수를 추진하며 유통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TV 홈쇼핑의 성장 정체 속에서 모바일 커머스 강자인 라포랩스가 T커머스 1위 SK스토아를 품에 안으면서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멀티 채널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다.

라포랩스의 이번 인수는 단순한 몸집 불리기가 아닌, 급변하는 홈쇼핑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2024년 TV홈쇼핑 7개사의 방송 매출액은 2조 6428억 원으로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모바일 쇼핑 이용 증가와 TV 시청률 하락이 맞물리면서 ‘탈(脫)TV’를 통한 체질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실제로 홈쇼핑 업계는 TV 의존도를 낮추고 모바일 채널을 강화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2025년 3분기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62.8% 급증했고, GS샵 역시 숏폼 콘텐츠 등을 앞세워 모바일 주문액을 40% 이상 끌어올렸다. 라포랩스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퀸잇의 강력한 모바일 경쟁력과 SK스토아의 TV 방송 인프라를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퀸잇은 이미 7개 홈쇼핑사와 협력하며 모바일 플랫폼으로서의 역량을 입증했다. 2025년 기준 퀸잇 내 홈쇼핑사 거래액은 전년 대비 64% 증가했으며, 일부 홈쇼핑사는 5배까지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SK스토아와는 2년 넘게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왔다는 점이 이번 인수의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라포랩스의 SK스토아 인수를 두고 과거 ‘정육각-초록마을’ 사례를 언급하며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그러나 라포랩스 측은 자금 조달 구조와 피인수 기업의 재무 상태, 사업적 시너지 측면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우선 라포랩스는 인수 대금의 상당 부분을 차입매수(LBO)가 아닌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조달하며 재무 건전성을 확보했다. 또한 피인수 기업인 SK스토아는 T커머스 업계 1위이자 지난해 매출 3023억 원, 영업이익 73억 원을 기록한 알짜배기 흑자 기업이다. 회생 절차를 밟았던 초록마을과는 재무적 기초 체력부터 다르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퀸잇과 SK스토아는 이미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검증했다는 점에서 ‘승자의 저주’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라포랩스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TV 중심의 홈쇼핑 구조와 퀸잇의 모바일 경쟁력을 결합해 4050 고객에게 더 넓은 경험과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리브랜딩을 통해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멀티 채널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라포랩스는 산지 직송 서비스 ‘팔도감’을 통해 식품 분야 경쟁력을 갖춘 만큼, SK스토아의 강점인 식품·건강기능식품 소싱 역량을 결합해 ‘4050 엄지족’의 식탁까지 점유하겠다는 포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퀸잇의 월 280만 이용자와 SK스토아의 방송 인프라가 결합하면 상당한 파급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이번 인수가 침체된 홈쇼핑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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