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배우 이제훈이 변화무쌍한 ‘부캐’로 ‘김도기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제훈은 지난 12일 방송된 SBS ‘모범택시3’에서 ‘부캐’인 ‘타짜 도기’에 이어 유럽 배구 에이전트 ‘로렌조 도기’로 변신하며 대체 불가한 저력을 폭발했다. 그는 승부조작 사건의 판도를 뒤집고, 15년 전 사건의 최종 빌런 참교육에 나섰다.

앞서 박동수(김기천 분)의 교통사고 가해자가 조성욱(신주환 분)이었다는 것을 알아낸 김도기는 조성욱과 임동현(문수영 분)이 박민호 실종 살인사건뿐만 아니라 배구 승부조작 사건에도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아낸다. 이어 무지개 운수팀은 이들이 헬스장 비밀 공간을 활용해 경기 결과를 조작하고 있었음을 포착, 범행의 구조와 방식, 숨겨진 동선을 낱낱이 추적하며 반격에 나섰다.

도기는 임동현에게 다시 접근, 승부 조작 범죄의 핵심인 헬스장을 잃고 상심한 그에게 의도적으로 선심을 쓰며 상대방의 심리를 고차원적으로 압박하는 등 한 방을 위한 촘촘한 빌드업 전략을 펼쳤다. 이어 고은(표예진 분)은 배구 경기 영상 속에서 조성욱과 정연태가 경기 중 신호를 주고받는 정황을 찼았고, 도기는 이를 이용해 정연태를 흔드는 새로운 작전을 설계한다. 그 작전은 도기가 유럽 배구 에이전트 ‘로렌조 김’이 되어 감독의 지시에 일부러 실수를 범하고 있던 정연태의 성공 욕망을 자극했다.

이후 조성욱은 도기가 승부조작 내용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 렉카 차량들을 동원해 도기를 살해하기 위해 위협했다. 강렬한 카 체이싱 공격 끝에 차량이 불에 탔지만, 도기는 오히려 기지를 발휘하여 주행 중 차량에서 탈출하는 반격에 성공하며 보는 이들을 통쾌하게 했다.

한편, 로렌조 도기에게 완벽히 속은 정연태는 경기 중 조성욱의 지시를 거부했고, 이에 따라 조성욱 일당의 승부조작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에 조성욱은 극도로 분노하지만, 곧바로 관중석에서 10번 박민호 유니폼 입고 있는 도기를 발견하며 패닉에 빠진다. 이후 무지개 운수가 설계한 덫에 걸려 박민호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하고 결국 이성을 잃은 채 뒷산으로 향해 그곳의 무덤을 파헤친다. 그곳에 등번호 10번 유니폼과 함께 박민호의 시신이 묻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오랜 시간 땅속에 있던 비극의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이 장면을 목격한 도기는 믿기 힘든 진실을 마주한 순간, 분노에 찬 눈빛을 드러내며 사건의 마무리를 확실한 응징으로 끝낼 것임을 예감케 했다. 엔딩에서는 이 빌런들을 조종하는 악인의 얼굴이 드러나기도 해 시청자들의 쌓인 분노가 더욱 터지게 만들기도 했다.

이번 회차에서 이제훈은 다양한 부캐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빌런을 들었다 놨다 하는 완벽한 심리전을 펼쳐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는 빌런을 제압하기 위한 부캐로 ‘타짜 도기’와 ‘로렌조 도기’, 두 가지 위장 설계를 앞세워 상대의 불안한 감정을 적극 활용하며 서사를 주도하는 한편, 몰아치는 압박을 가한 카 체이싱 시퀀스에서는 날것 그대로의 집중력과 리듬을 활용한 액션으로 장면의 에너지를 폭발시켰다.

특히 이제훈은 새로 등장한 부캐 ‘로렌조 도기’로 억양, 제스처까지 변형해 여유로우면서도 기품 있는 능청스러움을 새롭게 표현함은 물론 끝내 차량이 불타는 장면에서는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반전 임팩트를 선사한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이런 이제훈의 연기는 한 회차 안에서 ‘만능 캐릭터’로 상반된 결을 완벽히 그려내면서도 최고조의 흡인력으로 드라마를 이끌어 대체 불가한 연기 역량을 증명해냈다.

또한 사건의 실체가 드러난 엔딩에서는 눈빛만으로도 캐릭터 내면의 분노를 완벽하게 전달하며 보는 이들에게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이처럼 이제훈은 다층적인 퍼포먼스로 ‘김도기 신드롬’을 유발하며 회차가 거듭될수록 헤어 나올 수 없는 매력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한편, 연이은 최고 시청률 갱신으로 드라마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SBS 드라마 ‘모범택시3’는 매주 금·토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gioia@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