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오승환’ 박영현

올해 생애 첫 세이브왕

내년시즌 더 잘 던지겠다는 각오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내년에도 잘 던져야죠!”

역시 ‘포스트 오승환’다운 당찬 포부다. 올시즌 세이브왕 타이틀을 거머쥔 박영현(22·KT)이다. 차기 국대 마무리로 불린다. 그런데 올해 결과에 만족하지 않았다. 개인 성적은 최고였지만, 팀이 가을야구에 실패한 순간부터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시즌이 끝난 지금, 그는 “내년을 위해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박영현의 성장 곡선은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다. 2022년 데뷔 첫해부터 52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3.66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2023년에는 만 20세 나이에 32홀드를 기록해 최연소 홀드왕에 올랐다. 지난시즌에는 승률왕(0.833), 그리고 올해는 35세이브를 거두며 생애 첫 세이브왕까지 차지했다.

박영현은 “솔직히 내가 세이브 1위를 할 거라곤 생각 못 했다. 기록을 쌓다 보니 어느 순간 1등이었다. 다른 선수가 추격하면 불안한 게 아니라 더 재밌었다”고 웃었다. 압박이 아닌 즐거움으로 경쟁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그가 왜 마무리 자원으로 발돋움했는지 보여준다.

개인 성적은 완벽에 가까웠지만, 정작 마음 한편은 허전했다. KT는 정규시즌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박영현은 “야구가 너무 일찍 끝나서 정말 많이 쉬었다. 갑자기 일정이 비니까 야구도 안 보고 계속 잤다. 진짜 백수(?)처럼 살았다”고 아쉬워했다.

그러고는 “우리가 못 올라가서 가을야구도 보기 싫더라”고 털어놨다. 그 허전함은 결국 각오로 변했다. 그는 “많이 쉬면서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내년에는 꼭 가을야구를 하겠다. 더 철저하게 뒷문을 막겠다”고 다짐했다.

2026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명단 발표는 아직 멀었지만, 박영현의 승선 가능성은 높다. 그는 이미 각오를 끝냈다. “대표팀은 보직을 따질 곳이 아닌 것 같다. 어떤 역할이든 시키는 대로, 책임감 있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내년 목표도 분명히 밝혔다. “계속 세이브왕 도전할 것이다. 내년에도 좋은 모습 보이겠다. 흔들림 없이 잘 던지겠다”고 힘줘 말했다. ‘포스트 오승환’다운 당찬 포부였다. duswns0628@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