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일산=이소영 기자]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예요.”
프로야구 인기는 나날이 치솟건만, 곳곳에서 곡소리가 터져 나온다. KBO리그가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프로스포츠의 역사의 한 획을 그었는데, 정작 야구의 기본인 종목에 관한 관심도, 투자도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26일 경기도 일산 NH인재원에서 한국리틀야구연맹, 한국여자야구연맹, 한국티볼연맹, 한국연식야구연맹과 야구·소프트볼·베이스볼5 유소년 여자 선수 저변 확대 및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진행했다.
이들의 공통된 주장은 하나다. 소프트볼 강국인 일본처럼 어렸을 때부터 체육을 생활하자는 것이다. 애초 한국에는 인프라가 부족한 탓에 진입장벽이 높다. 게다가 세계 추세에도 뒤처진 형국이다. 야구의 경우 주종국인 미국, 일본을 비롯해 한국, 대만 정도에서만 인기가 높은 반면 소프트볼은 전 세계적으로 활성화된 스포츠다.

무엇보다 프로야구의 전례 없는 인기 중심에는 여성 관중이 있다. 야구 경기를 관람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관심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루트 자체가 없다 보니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KBSA 양해영 회장은 “소프트볼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일본 지도자들을 초빙하려다가 비단 소프트볼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협약 취지를 밝혔다.
양 회장 역시 여성 야구 인구가 늘어난 점을 짚었다. “소프트볼과 여자 야구를 따로 운영하다 보니 발전이 전혀 없는 것 같다”며 “안 그래도 저변이 없기 때문에 교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최근 한국 선수들이 미국 여자야구 프로야구리그(WPBL) 첫 드래프트에 뽑혔고, 마침 관련 방송도 방영 중인 만큼 타이밍이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프트볼 하던 선수가 갑자기 여자야구를 한다던가, 그 반대의 경우도 처음에는 쉽지 않을 거다. 일단은 양쪽에 등록 가능하도록 길을 트는 게 먼저”라며 “야구를 이어가고 싶어도 여자 야구팀이 없는 게 문제다. 사실 소프트볼과 베이스볼5가 야구의 기본”이라고 힘줘 말했다.

장벽이 높은 만큼 선수풀도 부족하다. 양 회장은 “중, 고등학교 진학 후에 대학교, 실업팀까지 갈 수 있으면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풀은 좁지만, 엘리트 스포츠라 기량들은 높다. 상호 개방하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특히 보급하고 싶어도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탓에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밖에 나가면 우물 안 개구리”라며 “우리는 한쪽에만 관심이 쏠려있는데, 세계소프트볼연맹 총회에 가보면 오히려 베이스볼5이 인기다. 앞으로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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