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 육성선수에서 FA 2회 125억원
“자기 객관화 안 된 후배들 안타까워”
“공격은 타고난 것, 수비는 노력으로 된다”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후배들이 수비 훈련을 안 한다.”
2025년 LG 통합우승 중견수 박해민(35)이 남긴 쓴소리다. 묵직하다. 수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수다. 공격에 매몰되어 있는 후배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박해민은 리그 최고 중견수로 꼽힌다. 2023년과 2025년 LG 통합우승의 중심에 있는 선수. 중요한 순간마다 박해민의 슈퍼캐치가 나왔다. 2023시즌과 2025시즌 KBO 수비상 중견수 부문 수상자이기도 하다.

지금은 최고라 하지만, 프로 커리어 시작은 만만치 않았다. 고교-대학을 거치며 두 번 다 미지명. 2012년 육성선수로 삼성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13년 대주자로 딱 한 경기 나섰다.
2014년부터 1군에서 모습을 보였다. 119경기 출전했다. 삼성 통합우승 멤버로 활약했다. 이후 2015년부터 오롯이 주전이 됐다. ‘미친 수비력’을 뽐냈다. ‘해민존’이라 했다. 좌익수와 우익수 자리까지 커버하는 광활한 수비 범위를 자랑했다.

2021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됐고, LG와 4년 총액 60억원에 계약했다. 4년간 잠실벌을 지켰다. 2025시즌 후 다시 FA다. LG에 남았다. 4년 총액 65억원이다. FA 두 번에 총액 125억원이다. ‘육성선수 신화’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
핵심 가치는 결국 수비다. LG 염경엽 감독은 과거부터 “수비만 잘해도 프로에서 10년 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수비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박해민이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2014년 박해민과 2025년 박해민이 다르지 않다. 그리고 후배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는 “요즘 선수들 보면 안타까운 게 있다. 가진 능력은 다 다르다. 다 안현민이나 김도영처럼 칠 수는 없다. 홍창기처럼 공을 보는 능력도 모두에게 주어지는 게 아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모든 선수들이 방망이에만 집중한다. 내가 수비와 주루를 포기하고 타격에 몰두했다면, 진작 방출됐을 것이다. 자기 객관화가 안 된 선수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타격은 타고난 영역이다. 수비는 노력하면 무조건 좋아진다. 선수들 보면 타격훈련 하지 말라고 방망이 뺏어도, 어디서 구해와서 돌린다. 수비는 하지 말라고 하면 진짜 안 한다. 그러면 안 된다”고 쓴소리를 더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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