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퀄스다운 투구 펼친 올시즌

만족하지 않는 고영표

시즌 기복 탓

내년에는 더 훌륭한 투구 ‘각오’

[스포츠서울 | 롯데호텔월드=박연준 기자] “스스로 ‘잘 버텼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고영표(34)다운 멋진 투구를 펼친 올시즌이다. 퀄리티스타트(QS)를 밥 먹듯이 한다고 해서 ‘고퀄스’라 불린다. 꾸준히 이닝을 책임졌고, 수비상까지 품으며 리그 정상급 투수의 면모를 드러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가장 힘들었다”고 되돌아봤다. 힘겨운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고영표는 올시즌 29경기에서 161이닝을 던지며 11승8패 154삼진, 평균자책점 3.30의 성적을 남겼다. ‘에이스’다운 투구 내용이다. 특히 수비에서도 공헌도가 높아 KBO 수비상 투수 부문을 받았다.

그런데 고영표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되돌아봤다. 들쭉날쭉한 성적 탓이다. 시즌 초반에는 완벽에 가까웠다. 4월 평균자책점 0.96으로 출발했다. 문제는 5월과 6월이었다. 평균자책점이 4.60, 6.14까지 오르며 흔들렸다. 7월~8월에는 평균자책점 1.70으로 반등했지만, 9월 이후 다시 5.68을 기록하며 부침이 반복됐다. 본인에게도 쉽지 않은 그래프였다.

고영표는 “전반기 초반과 여름을 지나면서 어려움이 컸다. 중간에 페이스를 되찾았지만, 기술적인 문제, 컨디션 문제가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도 스스로 ‘잘 버텼다’고 말해주고 싶다. 만족스러운 경기 비중이 크지 않았는데도 버티며 결과의 만들었다는 점이 의미다”고 했다.

KT는 아쉽게 가을 무대를 밟지 못했다. 6위 탈락이다. 고영표는 투수조 선참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외국인 선수 부진 때문이라는 얘기보다, 국내 선수들이 더 강한 기둥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자 느끼는 게 많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겨울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면 내년에는 충분히 5위 안, 3위 안 목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개인적 목표도 더 높여 잡았다. 그는 “규정이닝 이상 던지는 것은 기본 목표다. 올해도 퀄리티스타트 20개를 했다. 내년에도 20개 이상을 하겠다. 그리고 리그 최고 투수들이 받는 상을 목표로 해보겠다. 평균자책점, 이닝, 전부 좋아야 한다. 해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꾸준함을 넘어 ‘최고’로 향하고자 한다. 고영표의 투구는 떨어지는가 싶다가도, 깊은 침체 없이 다시 정상치로 회복된다. 버티는 힘이 대단한 투수다. 가장 힘들었다는 시즌에서 가장 많은 것을 배웠다. 고영표는 내년 다시 KT 마운드의 중심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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