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롯데호텔월드=이소영 기자] “(코디) 폰세 소감 중 팬이랑 어메이징 밖에 안 들렸어요.”

수많은 실패와 시련을 지나 마침내 모든 야구인의 꿈인 메이저리그(ML)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선 키움 송성문(29)이 ‘영어 공부 실황’을 알려왔다. 나날이 발전하는 영어 실력은 덤이다.

2015년 키움에 입단해 올해 프로 데뷔 11년 차를 맞은 송성문은 말 그대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올시즌 KBO리그 역대 최다 연속 도루 성공 신기록뿐 아니라, 개인 첫 번째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고, 생애 첫 3루수 수비상까지 거머쥐었다.

사실 송성문의 프로 커리어는 순탄치 않았다. 2023년까지 그저 그런 선수에 머물다 지난 시즌 타율 0.340을 기록하며 꽃을 피웠다. 팀은 3년 연속 최하위였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올해 역시 144경기에 나서 타율 0.315, 26홈런 90타점 25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17의 호성적을 거둔 것. ML 스카우트로부터 관심을 받았고, 최근 본격적으로 문을 두드렸다.

올해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KBO 선수는 송성문뿐이다. FA 최대어 중 하나였던 강백호가 국내로 발걸음을 돌린 만큼 송성문의 미국행은 언론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만약 ML 구단과 계약이 성사될 경우 송성문은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에 이어 6번째 키움 출신 빅리거가 된다.

시상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그는 “공식 절차에 들어간 지 며칠 안 됐다”며 “아직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계약이 유력해지면 출국 일정을 잡을 생각인데, 그전까지는 국내에 남아 계속 운동할 예정”이라고 현 상황을 전했다.

이어 “설레는 마음이 들긴 든다”며 “목표는 있었지만, 시즌 중에는 크게 실감 나지 않았다. 막상 절차에 들어가고, 어쩌면 정말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결과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틈틈이 영어 공부도 하는 모양새다. 최근 구단 유튜브를 통해 ‘깜짝’ 영어 실력을 발휘한 송성문은 “폰세 수상 소감을 들어보려고 노력했다. 팬이랑 어메이징 밖에 안 들리더라”고 너스레를 떨며 “미국에 가게 된다면 통역사의 힘을 빌려야 할 것 같다”며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여러모로 뜻깊은 한 해라는 게 송성문의 이야기다. 입단 당시 수비가 약점이었다고 밝힌 그는 “KBO 시상식 참석은 처음”이라며 “못 받을 거라 생각해서 기대치가 낮았다. 그런데 상상만 해왔던 상을 직접 받게 되니 기분이 정말 좋다. 어린 시절부터 실패와 시련을 잘 버티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힘줘 말했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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