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김민규 기자] “당연히 우리가 우승한다고 느꼈다.”

신구대학교가 또다시 왕좌에 올랐다. 그리고 정상까지 과정은 놀랍도록 완벽했다.

신구대는 23일 광주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광주e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2025 e스포츠 대학리그 전국결선 리그 오브 레전드(LoL) 종목 결승전에서 오산대를 세트 스코어 2-0으로 제압하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컵을 품었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챌린저 3명, 그랜드마스터 2명으로 구성된 ‘괴물 라인업’. 이변은 없었다. 결과는 ‘압도적 완승’이었다.

8강부터 결승까지 ‘단 한 세트도 허용하지 않은’ 완벽한 질주였다. 신구대는 8강에서 충남대를 2-0으로 꺾으며 결선의 포문을 열었다. 신구대의 파죽지세는 준결승에도 이어졌다. 전남과학대를 꺾고 올라온 국제대를 또다시 2-0으로 제압한 것. 단 한 번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리고 결승전에서 신구대는 시작부터 오산대를 벽처럼 몰아붙였다. 초반 라인전 우위, 오브젝트 장악, 시야 장악, 한타 집중력까지, 어느 하나 놓치지 않았다. 오산대는 준결승에서 광운대를 2-1로 역전하며 기세를 올렸으나, 신구대의 농익은 운영을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우승 인터뷰에서 신구대 선수들은 한솥밥을 먹은 팀의 단단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탑 라이너 박정혁은 “나는 그냥 1인분만 했다. 팀원들이 다 잘해줘서 우승한 것 같다. 고맙다”고 우승의 공을 팀원들에게 돌렸다.

정글러 박하준은 “내가 티어가 낮아서 부담됐는데 형들이 끝까지 믿어줬다. 팀워크의 힘으로 우승했다고 생각한다”며 “자료 찾아보고, 팀원들이 도와준 덕에 성장했다. 결승에서 제일 크게 느꼈다”고 돌아봤다. 대회 전 박하준은 ‘마스터’였고, 결승 시점에서야 첫 그랜드마스터를 찍었다.

미드라이너 조현서는 “노력한 만큼 우승할 것 같았다. 결승에서 활약해서 팀에 기여해 기쁘다. 다음 목표는 3연패”라고 했고, 원거리 딜러 권륜환은 “군대 가기 전에 정말 좋은 기억을 남겼다”고 미소를 지었다.

권륜환은 젠지·브리온 3군 경험을 가진 실력자다. 교무처장이 그를 위해 입대 연기까지 도와줬다는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신구대 홍승표 교수는 “교무처장님이 우승을 위해 원딜러 권륜환 선수의 군대를 연기하면서까지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 준 학생들의 실력과 집중력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활짝 웃었다.

서포터이자, 주장 윤성우는 “8강 1세트가 가장 손이 안 풀렸다.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 지난해에는 코치 없이 뛰었는데, 올해 박용섭 코치가 함께하면서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부모님이 처음엔 반대했지만 지금은 응원해주신다. 정말 감사하다. 졸업을 앞두고 있어 내년에는 함께하지 못하지만 우리 후배들이 잘해줄 거라 믿는다”고 격려혔다. 윤성우는 대학리그 LoL 종목에서 유일하게 2년 연속 우승을 경험한 선수로 이름을 새겼다.

상금 500만원에 대한 각자의 계획도 털어놨다. 각자 다른 ‘청춘의 계획’은 무엇일까.

박정혁은 “저축하고 부모님께 드릴 것 같다”고 했고, 주장 윤성우 역시 “가족에게 전달하겠다”고 했다. 박하준 “응원해준 지인들에게 밥을 사겠다”고 약속했다.

미드라이너 조현서는 일본 여행을, 권륜환은 “군대 가기 전에 다 쓰고 가겠다”고 말해 인터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신구대는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LoL 대학리그 최강자가 누구인지 증명했다. 신구대가 남긴 마지막 말은 하나였다. “2연속 했으니, 이제 3연속을 노리겠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