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석재기자] 중국 랭킹 13위 랴오위안허 9단이 디펜딩 챔피언 딩하오 9단을 제압하며 삼성화재배 우승 경쟁에 파란을 일으켰다.

16일 제주 서귀포 휘닉스 아일랜드 글라스하우스에서 열린 ‘202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 1국에서 랴오위안허 9단은 169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경기 내용은 예상 밖의 완승이었다. 초반 우변에 대가를 잡은 흑(랴오위안허)은 백의 상변 확장 시도를 침투로 제압하며 일찌감치 주도권을 확보했다. 딩하오는 실리 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좌변에서 2선을 기는 고육책을 택했지만, 랴오위안허의 흔들림 없는 수비에 막혀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그동안 ‘호전적이지만 실수가 잦다’는 평가를 받았던 랴오위안허는 이번 대회에서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16강에서 신진서 9단, 4강에서 박정환 9단을 차례로 꺾으며 우세를 잡으면 절대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으로 중국 기사들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첫 판을 따낸 랴오위안허는 생애 최초 세계 메이저 우승까지 단 한 걸음을 남겨두게 됐다. 반면, 대회 3연패를 노리는 딩하오에게는 2국 승리가 필수다.

결승 2국은 17일 낮 12시에 이어진다.

이번 결승전의 무대가 된 제주 글라스하우스는 삼성화재배 30주년을 기념해 특별히 선정된 장소로,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작품이다. 2층 대국장은 통유리 너머로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를 조망할 수 있어 ‘바둑과 자연이 만나는 무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삼성화재해상보험이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202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의 우승 상금은 3억 원,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 초읽기 1분 5회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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