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영화 ‘나우 유 씨미’ 시리즈를 볼 땐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마술쇼다. 그러나 9년 만에 돌아온 ‘포 호스맨’은 마술사보단 무대 위 ‘쇼맨’에 가깝다. 그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눈속임에 기꺼이 속아줄 준비가 됐는데, 어쩐지 속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나우 유 씨 미3’다.

9년 만에 돌아온 ‘나우 유 씨 미’ 시즌3는 나쁜 놈들 잡는 마술사기단 호스맨이 더러운 돈의 출처인 하트 다이아몬드를 훔치기 위해 지상 최고의 마술쇼를 펼치는 블록버스터다.

작품은 반가운 ‘포 호스맨’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검은 돈을 뺏어 관객들에게 나눠주는 이들의 퍼포먼스는 언제나 큰 호응을 얻는다.

그러나 이는 진짜 ‘포 호스맨’이 아닌 신예 마술사 찰리(저스티스 스미스 분), 준(아리아나 그랜블랫 분), 보스코(도미닉 세사 분)의 작품이다. ‘포 호스맨’의 팬인 이들은 그들을 사칭해 직접 나쁜 놈들을 잡는다.

그런 세 사람에게 ‘포 호스맨’ 리더 아틀라스(제시 아이젠버그 분)가 ‘디 아이’의 카드를 들고 찾아온다. 이어 ‘포 호스맨’ 맥키니(우디 해럴슨 분), 잭(데이브 프랭코 분), 헨리(아일라 피셔 분)도 ‘디 아이’의 카드를 받고 한자리에 모인다.

이들은 ‘디 아이’의 지시를 받아 검은 돈의 세탁을 돕는 베로니카(로저먼드 파이크 분) 가문을 무너뜨릴 계획을 세운다. 과연 원조 ‘포 호스맨’과 뉴 ‘호스맨’은 이 작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마술단 ‘포 호스맨’이 돌아왔다. 지난 2013년 큰 사랑을 받은 시즌1을 지나 2016년 시즌2에 이어 9년 만의 귀환이다. ‘포 호스맨’은 지난 공백기가 무색하게 각자의 주특기를 살린 마술과 함께 등장한다. 지난 세월 동안 이들의 관계에는 균열이 생겼으나 각자의 실력과 ‘케미’는 그대로다.

여기에 신예 마술사까지 합세했다. ‘포 호스맨’에 버금가는 실력과 함께 특유의 ‘MZ력’이 더해졌다. ‘포 호스맨’이 철저한 설계 아래 움직였다면 신예 마술사들은 더욱 과감하고, 화려하다. 그렇게 신예 마술사들은 기존 ‘포 호스맨’과 세대교체를 알린다.

다만 ‘나우 유 씨 미’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마술의 존재감은 약해졌다. 기존 시리즈에서 관객이 가장 사랑했던 요소는 이들이 보여주는 마법에 가까운 화려한 마술이다. 관객이 눈을 뗄 수 없도록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별천지가 이 시리즈의 백미다.

그러나 시즌3에선 마법도, 마술도 아닌 단순 트릭의 연속이다. 트릭에 화려함이 더해지면 마술이 되지만, 이 작품에선 그 지점까지 뻗어나가지 못한다. 마술사들이 수수께끼 풀이나 역할극, 스턴트 액션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눈으로 보는 재미는 있을지라도 ‘나우 유 씨미’ 시리즈에서 기대했던 재미는 아니다.

특히 시즌2에서 출입키를 주고받는 ‘포 호스맨’의 호흡은 아직까지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이번 시즌에서도 다이아몬드를 훔치며 재빠른 호흡이 이어지지만, 이전 시즌에서 한 차례 충격을 받았던 탓에 큰 감명을 주진 못한다.

근간인 마술이 애매하니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기존 시즌과 마찬가지로 ‘권선징악’에 초점을 뒀으나 속도감이 느려 미적지근하다. 결정적인 순간, 반전 역시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 뉴욕, 벨기에, 프랑스, 아부다비, 헝가리를 오가며 확장된 스케일을 자랑했으나, 정작 마술과 이야기가 받쳐주지 못하니 밋밋하다.

그나마 반가운 얼굴과 ‘세대교체’라는 신선함이 무기다. 기존 호스맨은 관록의 마술을 보여주고, 새 호스맨은 MZ의 패기를 자랑한다. 그리고 두 세대가 보여주는 호흡은 또 다른 재미다. 엔딩에선 또 다른 사건의 서막을 알린다. 과연 이들의 새로운 여정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 궁금해진다. 러닝타임은 112분, 쿠키영상은 없다. sjay0928@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