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호텔은 잠만 재우지 않습니다, 하와이를 ‘살게’ 합니다

단순한 숙박을 넘어 ‘장소의 정신’을 파는 브랜드,

아웃리거가 하와이의 문화를 여행의 언어로 번역하는 법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여행객이 리조트에 기대하는 것은 편안한 잠자리와 맛있는 음식,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이다. 하지만 여기, 그 기대를 훌쩍 뛰어넘어 하와이의 ‘정신’ 그 자체를 경험하게 하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아웃리거(Outrigger) 리조트다. 와이키키의 작은 숙소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아웃리거의 심장에는 ‘케 아노 와아(Ke ‘Ano Wa‘a, The Outrigger Way)’라는 특별한 경영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철학이 된 환대: 호스트, 게스트, 장소를 잇다

1993년, 하와이 문화학자 조지 카나헬레 박사와 함께 수립한 ‘케 아노 와아’ 철학은 아웃리거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 이는 단순히 친절한 서비스를 넘어, ‘호스트(직원) – 게스트(투숙객) – 장소(로컬 문화)’ 세 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믿음이다. 아웃리거에게 리조트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그 지역의 문화를 담아내는 그릇이자 여행객과 현지를 잇는 다리인 셈이다.

이 철학은 리조트 곳곳에 생생하게 살아 숨 쉰다. 와이키키 아웃리거 리프에서는 매일 밤 하와이 전통 음악 공연 ‘카니카필라(Kanikapila)’ 가 열린다. 전문 음악가는 물론, 투숙객과 직원, 지역 주민까지 한데 어우러져 연주하고 노래하며 자연스럽게 하와이의 공동체 문화를 체득한다. 리조트 내 문화 센터에서는 ‘안티 루아나’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루아나 메이트랜드가 직접 레이 만들기, 훌라 댄스, 하와이 공예를 가르친다. 이곳에서 음식과 음악, 배움은 분리된 이벤트가 아니라 하와이의 일상 그 자체로 녹아든다.

바다를 돌보는 방식: 지속가능성을 운영의 일부로

아웃리거의 ‘장소에 대한 존중’은 푸른 바다로까지 확장된다. 2014년 시작된 해양 보전 프로그램 ‘오존(OZONE, Outrigger Zone)’ 은 이들의 진심을 보여준다. 산호초 보호 및 복원 활동을 통해 지금까지 미식축구장 100개에 달하는 면적의 산호초를 되살렸고, 비치 클린업과 어린이 해양 교육을 일상적인 운영의 일부로 만들었다. 산호초에 유해한 성분을 뺀 ‘리프 세이프’ 선스크린 사용을 장려하는 것은 물론이다.

더 나아가 하와이의 위대한 해양 항해 문화를 계승하는 폴리네시안 보이징 소사이어티(PVS)의 전통 항해 카누 ‘호쿠레아(Hōkūleʻa)’ 를 후원하며 하와이의 뿌리를 지키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최신 프로젝트: 역사와 예술로 하와이를 이야기하다

아웃리거의 철학은 최근 두 개의 의미 있는 프로젝트로 구체화됐다.

첫째는 와이키키에서 하와이 왕가의 역사를 재조명한 것이다. 카이울라니 공주의 탄생 150주년을 맞아, 아웃리거는 ‘150 카이울라니 애비뉴’ 에서 특별한 기념 이벤트를 열었다. 하와이 출신의 천재 우쿨렐레 연주자 타이마네가 공주를 위해 헌정한 신곡 ‘피카케 프린세스’를 연주하며, 와이키키의 중심에서 하와이의 역사와 음악을 현대적으로 되살려냈다. 이는 브랜드의 유산이 어떻게 지역 커뮤니티와 만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다.

둘째는 마우이의 지역 사회와 손을 잡은 것이다. 마우이 카아나팔리 해변의 아웃리거 호누아 카이 리조트는 새로운 리테일 파트너로 ‘이벤트 네트워크’를 선정, 현지 예술가와 장인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마켓플레이스를 열었다. 투숙객들은 쇼핑을 통해 자연스럽게 마우이의 예술을 접하고, 이는 곧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속가능한 관광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든다.

결론적으로 아웃리거는 호텔 체인이라는 산업적 정의를 넘어선다. 와이키키의 노랫소리와 왕가의 이야기, 마우이의 예술품, 그리고 산호초를 살리는 활동까지 모든 것이 연결되어 하나의 거대한 ‘하와이 서사’를 완성한다. 아웃리거는 오늘도 투숙객에게 묻는다. “하와이에서 잠만 주무시겠습니까, 아니면 하와이를 살아보시겠습니까?”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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