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자진 불펜 등판 의사 전달
이숭용 감독 “내 원칙과 다르지만, 팀을 위해 결정”
안상현 OUT-정준재 IN
이숭용 감독 “고명준, 초반부터 장타 쳐주길”

[스포츠서울 | 대구=박연준 기자] “팀 승리를 위해서라면, 내 원칙은 중요하지 않다.”
가을야구다. 1승과 1패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필요하면 선발도 불펜으로 대기할 수 있다. SSG 이숭용(54) 감독은 달랐다. 가을에서 선발과 불펜의 역할을 구분 짓는 것을 원칙으로 뒀다. 그 원칙을 깨기로 했다. 대상은 미치 화이트(31)다. 이유는 무엇일까.
SSG는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KBO 준PO 4차전 삼성과 맞대결을 펼친다. 시리즈 전적 1승2패다. 한 경기만 져도 탈락이다. 이날 ‘필승’을 예고했다.

경기 전 만난 이숭용 감독은 “전날 경기 후 경헌호 코치가 찾아왔다. ‘화이트가 4차전 불펜으로 나서고 싶어 한다’고 하더라. 내 원칙과 거리가 먼 얘기다. 선발은 선발로만 나섰으면 좋겠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화이트와 면담을 했다. 팀을 위해 던지고 싶은 마음이 정말 크더라. 내게 ‘지난 경기 못 던진 것을 만회하고 싶다’고 했다. 팀이 승리할 수 있다면, 내 원칙은 중요하지 않다. 이날 화이트 불펜 대기다”라고 덧붙였다.

1~3차전에서 필승조가 모두 등판했다. 제아무리 탄탄한 불펜진을 구축한 SSG여도,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다. 화이트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있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려고 자진 등판 의사를 전달한 셈이다. 1차전 2이닝 3실점 부진을 씻고 싶다.
이 감독은 “화이트가 나간다면, 길면 2이닝 정도 던진다. 김광현이 초반에 흔들리면, 그 뒤에 붙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SSG 관계자는 "화이트가 정확히 언제 나가는지 정해진 것은 아니다. 예를 들자면, 김광현 뒤에 붙을 수도 있고, 연장에 갈 경우 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경기 상황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SSG는 박성한(유격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최정(3루수)-한유섬(지명타자)-고명준(1루수)-최지훈(중견수)-김성욱(우익수)-정준재(2루수)-조형우(포수)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전날 치명적인 실책을 범한 안상현이 빠졌다.
이 감독은 “안상현의 밸런스가 나쁘진 않다. 다만 정준재가 더 안정적이다”라고 했다. 이어 “안상현도 우리가 꾸준히 기용할 선수다. 전날 실책을 범했지만, 경험되었을 것”이라고 다독였다.
고명준의 타격 페이스가 훌륭하다. 1~3차전 3연속 경기 홈런을 쳤다. 특히 SSG 타선이 집단 슬럼프에 빠진 1차전에서는 팀의 유일한 득점인 투런포를 터뜨렸고, 2차전에서는 경기 초반 솔로 홈런을 통해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전날 역시 팀이 1-5로 뒤처진 9회말 2점 홈런을 때렸다. 필요한 순간마다 한 방으로 해결한다. 이날 팀 승리를 위한 대포가 필요하다.
더구나 역대 가을야구 최다 연속 경기 홈런에 도전한다. 4경기다. 류중일(삼성)-호세(롯데)가 공동 1위다. 고명준이 이날마저 홈런을 치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 감독은 “경기 전 고명준을 만났다. ‘오늘은 주자 있을 때 초반부터 쳐줘’라고 부탁했다. 고명준도 ’알겠다’고 했다. 어떻게든 5차전을 가야 한다. 이날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duswns0628@sports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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