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이소영 기자] “(드류) 앤더슨에게 미안하고 고마워요.

또 하나의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SSG 오태곤(34)이 역전 스리런 홈런을 잠잠하던 밤하늘에 쏘아 올리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SSG는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문학 삼성전에서 5-4 역전승을 거뒀다. 앤더슨을 내세우고도 경기 초반 단 하나의 득점도 올리지 못하다가, 6회말 빅이닝을 만들면서 흐름을 바꿨다. 이날 오태곤은 채현우 타석에 대타로 나서 홈런을 포함해 1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1점 차로 뒤진 6회말 SSG가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최정이 선발 이승현과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여기에 한유섬이 우전안타를 때린 틈을 타 최정이 3루까지 진루했다. 마운드에는 오른손 투수 이승현이 올라왔고, 1사 1,3루에서 현원회가 1타점 적시타를 때리며 1점을 따라붙었다.

SSG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추격의 발판이 마련된 가운데, 2사 1,2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선 오태곤이 이승현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시즌 역전 스리런 홈런을 쳐 분위기는 단숨에 SSG 쪽으로 기울었다. 시즌 4호이자 비거리 125㎞짜리 중월 홈런이었다. 더욱이 추가 득점이 절실한 상황에서 나온 값진 한 방.

7회말에도 SSG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박성한이 좌전안타를 만들어낸 데 이어 최정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렸다. 여기서 주자가 홈을 밟으며 1점을 뽑았다. 비록 이어진 다음 이닝에서 삼성 김성윤과 르윈 디아즈가 연이어 대형 안치를 그려냈지만, SSG는 1점 차 리드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대타로 출장해 역전 3점포를 작렬한 오태곤의 불꽃 활약이다. 인상 깊은 홈런이 많은 편인 것 같다는 물음에 오태곤은 “홈런이 치고 싶다고 해서 칠 수 있는 게 아닌데, 저도 사실 의아하다”며 “그래도 팀에 도움이 되니까 좋게 생각하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오태곤은 팀의 마운드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앤더슨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이날 경기로 앤더슨은 6.0이닝 2실점 호투로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시즌 7승(6패)째를 수확했다. 호투를 펼쳐도 득점 지원이 부족으로 승리를 놓치기 일쑤였다.

“앤더슨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 그런데 아직 6승밖에 올리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라고 운을 뗀 오태곤은 “앤더슨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팀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앤더슨이 1선발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잘 던져주고 있다”고 덤덤히 말했다.

그러면서 “야수들이 더 힘내서 보탬이 되어줘야 한다. 그래도 오늘 승리를 통해 승리투수가 돼서 기쁘다. 앤더슨에게 너무 미안하고 감사하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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