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부천=황혜정기자] 베테랑 포워드 김정은(36)은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우리은행에서 하나원큐로 이적했다. 아직은 시즌 초반으로 볼 수 있지만, 덕분에 하나원큐에 베테랑 영입 효과가 톡톡히 나타나고 있다.

3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우리WON 여자프로농구(WKBL) 2라운드 하나원큐와 삼성생명 경기를 앞두고 만난 두 팀 감독은 입을 모아 김정은을 칭찬했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6개팀 중 5위지만) 하나원큐는 만만하게 볼 팀이 아니다. (김)정은이가 들어와 중심 역할을 잘해주니 어린 선수들이 믿는 구석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임 감독은 “여자 선수들은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중요한데, 김정은이라는 믿는 구석이 생겨서 힘을 내고 있는 것 같다”고 경계했다.

국가대표 센터로 오랜기간 활약한 김정은은 ‘영리한 플레이’에 능하다. 여자농구는 여전히 베테랑과 매치업하면 주눅드는 어린 선수가 있는데, 코트나 벤치에 ‘왕언니’가 앉아있으면 눈치볼 일이 없다. 돌격대장처럼 자신있게 파고들다 보면, 상대적으로 체력열세인 베테랑이 밀려날 수도 있다. 임 감독의 눈에 하나원큐 ‘젊은 피’의 돌격대 모습이 포착된 셈이다.

하나원큐 김도완 감독도 베테랑의 솔선수범에 활짝 웃었다. 김 감독은 “지난 1일 우리은행전이 끝나고 숙소에 도착하니 자정 무렵이었다. 그런데 김정은이 선참들을 모아서 경기에 대해 얘기하더라. 우리가 어떤 실수를 했는지, 다음 경기는 또 어떻게 준비할 건지 대화하는 걸 봤다”고 말했다.

패배에 익숙한 팀이 아닌, 냉철한 분석과 자기반성으로 더 나은 다음 경기를 독려하는 것 또한 코치진에서 쉽게 건드릴 수 없는 부분이다. 김정은이 ‘맏언니’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의미다.

2006년부터 프로 농구 선수 생활을 시작한 김정은은 어느덧 프로 18년 차 베테랑이다. 김정은은 이번 시즌 하나원큐가 치른 8경기 전경기 출전해 평균 28분을 뛰며 경기 후반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블록슛 성공은 0.75로 리그 5위에 이른다.

김 감독은 “강팀과 약팀의 차이는 4쿼터에서 무너지지 않는데 있다. 우리는 아직 이 부분이 안 나오는 게 문제다. 우리은행이 강한 이유는 4쿼터도 끈질기게 달라붙는 점이다. 그래도 지난해에 비해 좋아지는 모습이 보인다”라고 했다.

김정은은 현재 전성기에선 내려왔지만, 우리은행에서의 우승 경험을 하나원큐의 젊은 선수들에 주입하고 있다. 그 경험은 바로 ‘끈질김’이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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