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사직=김민규기자]“작년 (롤드컵)4강 기억나게 해주겠다.”

‘2023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서 다른 한국(LCK)팀들이 모두 탈락하면서 T1이 유일한 생존자로, 희망이 됐다. 이제 결승을 향한 관문에서 중국(LPL) 1시드 징동 게이밍(JDG)과 맞붙는다. 이미 꺾어본 상대다. T1은 지난해 롤드컵 4강에서 JDG를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올해라고 다를 것이 없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T1의 LPL ‘도장 깨기’가 시작됐다.

T1은 4일 부산 동래구에 위치한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8강전에서 LPL의 리닝 게이밍(LNG)에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 T1과 LNG의 기량 차이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T1의 압도적 승리였다. 3번의 세트 동안 LNG는 단 한 번의 용도 챙기지 못했을 정도.

경기 후 만난 T1의 서포터 ‘케리아’ 류민석은 “개인적으로는 LNG가 LPL에서 JDG 다음으로 제일 잘한다고 생각해서 이기더라도 힘들게 이길 줄 알았다”며 “그런데 오늘 깔끔하게 완승을 거둬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스위스스테이지 젠지전 패배가 좋은 자극제가 됐다. 여러 가지 메타 변화를 주고 밴픽도 다시 한 번 점검했다. 그는 “스위스스테이지 1패한 것이 굉장히 컸던 것 같고 우리 팀에 좋게 작용한 것 같다”며 “만약 3승을 8강에 올라갔다면 티어 정리나 메타 변화를 못 느꼈을 텐데, 1패 후에 그런 부분들을 피부로 느끼면서 올라왔다. 때문에 우리가 3승 무패로 8강에 올랐으면 좀 위험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류민석은 명실상부 국가대표 서포터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에서 배운 것이 자신을 한층 더 성장시켰다고 했다.

그는 “정말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내 기량을 상승한 부분도 있고, 팀적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런 점도 많이 느끼고 배웠다”며 “아시안게임을 가기 전까진 게임하는 방법을 잠시 까먹어서 경기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하지만 대회를 준비하면서 ‘꼬마’ 감독님과 ‘제파’ 코치님에게 예전에 배웠던 것들이 점점 기억나면서 예전과 현재 배운 것들이 합쳐져 지금 기량이 더욱더 발전한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JDG에는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금빛 한타’를 펼친 ‘카나비’ 서진혁과 ‘룰러’ 박재혁이 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돼 만났다.

이에 대해 류민석은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다. 그래도 우리가 더 잘한다고 생각한다. 항저우 때 같이 합을 맞추면서 개인적으로 느끼고 배운 것들이 많아서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리고 사실 작년 4강에서 JDG를 만나서 이겼는데 지금 멤버가 많이 바뀌었지만 작년 4강을 기억나게 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우승하기 위해선 JDG를 언제든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박)재혁 형이랑 (서)진혁이 형 올해 수고 많았고, 대회도 많이 참가해 지쳤을 것 같은데 내가 일주일 더 빨리 쉬게 해주고 싶다(웃음)”고 활짝 웃었다.

T1은 유일하게 롤드컵에 살아남으며 LCK의 희망이 됐다. 그는 “LCK가 전부 다 떨어질 줄 상상도 못했는데 많이 놀랐다. 그만큼 LPL이 잘하는구나 생각했다”며 “우리 팀만이 남았는데 부담감 보다는 최대한 이 상황을 즐기고 우승할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꼭 우승을 차지해서 LCK가 강한 리그라는 걸 증명할 것”이라며 “남은 두 경기 모두 LPL이랑 붙게 되는데 꼭 승리해서 우승하겠다. 그리고 JDG를 꺾고 결승전에 가서 꼭 뉴진스를 볼 것”이라고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