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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행복이 성적순이 아니듯, KBO리그 성공도 지명순은 아니다. 하위 지명자가 슈퍼스타로 성장한 케이스가 적지 않다. 2022년 삼성도 등장했다. 이해승(22)과 김현준(20)이 주인공이다.
이해승은 지난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에 지명됐다. 전체 72순위다. 계약금이 겨우 4000만원이었다. 심지어 육성선수로 시작했다. 올해 정식 선수가 됐다. 지난 5월31일 1군에 등록됐고, 1일에는 선발로 출전했다. 12일까지 9경기에서 타율 0.292, 3타점 2득점, OPS 0.584를 만들고 있다.
에릭 요키시(키움), 김강률(두산), 구창모, 루친스키(이상 NC)를 상대로 6안타를 쳤다. 구창모-루친스키를 상대로는 2안타씩 때렸다. 12일 NC전에서는 선제 적시타를 치기도 했다. 쏠쏠함 그 이상이다.
‘주전공’인 유격수 수비는 최상급이다. 신인이기에 다듬을 곳이 없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수비력이 좋다. 기민한 움직임에 글러브 핸들링도 깔끔하다. 어깨까지 강하다. 이재현이 빠진 사이 주전 유격수로 나서는 이유가 다 있다. 좋은 모습을 보이던 오선진이 3루로 이동했을 정도다.
허삼영 감독은 “수비 측면에서는 아주 완벽하다고 할 정도로 잘해주고 있다. 아직 저연차다. 1군 경험도 없다. 그래도 생각보다 잘해주고 있다. 타격에서도 재능을 보이고 있다. 지금 우리는 수비 안정화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해승이 계속 수비에서 좋은 활약을 해줬으면 한다”고 호평을 남겼다.
외야에는 김현준이 있다. 이해승보다 더 늦게 뽑혔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 9라운드 지명자. 전체 83순위다. 계약금은 3000만원이었다. 연봉도 적다. 3300만원이다. 이해승(3200만원)과 마찬가지로 거의 최저 연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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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과 실적은 별개다. 올 시즌 12일까지 벌써 41경기에 나섰다. 80타수 21안타, 타율 0.263에 3타점 14득점 1도루, OPS 0.691을 생산하고 있다. 득점권 타율도 0.273으로 괜찮다. 시즌 타율보다 높다.
중견수 수비력도 리그 정상급이다. 선배인 박해민과 직접 비교는 무리지만, 빠른 주력을 바탕으로 넓은 범위를 커버한다. 안타가 될 타구를 속속 걷어내고 있다. 시즌 전 주전 중견수로 낙점했던 김헌곤이 부진한 상황이지만, 김현준이 있어 문제는 없다.
시련도 있었다. 지난 10일 NC전에 선발 중견수로 나섰는데 2회 교체됐다. 한 이닝에 송구 미스가 두 번이나 나왔다. 허 감독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조기 교체라는 강수를 뒀다. 기대를 걸고 있기에 채찍도 든다.
이후 11일과 12일 김현준은 중견수로 계속 출전했고, 깔끔한 수비를 보였다. 하던 대로 했다. 송구도 깔끔했고, 포구도 마찬가지였다. 감독의 메시지가 통한 셈이다.
허 감독은 “아픔 없이 클 수 있으면 좋겠지만, 또 쉬운 문제가 아니다. 김현준에게 바라는 것은 확실하다. 정확하고, 정밀한 수비다. 할 수 있는 선수다. 10일에는 실수가 있었지만, 이후 우리가 원하는 수비를 해줬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선수다”며 호평을 남겼다.
일반적으로 8라운드, 9라운드 지명자는 ‘로또’라 한다. 어느 순간 사라지는 선수도 많다. 그만큼 절실하다. 이해승은 3년 기다림 끝에 1군에 올라왔다. 김현준도 지난해 1년을 거의 통째로 퓨처스에서 보냈다. 이제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1군 선수다. 이렇게 되면 순번은 의미가 없다. 실력이 모든 것을 결정할 뿐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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