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개막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멘도사 라인이다. ‘슈퍼루키’로 크게 주목받았고 수비와 주루플레이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타격 재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150억원의 사나이’와 83㎜, ‘147억원의 사나이’와 84㎜ 차이를 극복하는 게 관건으로 보인다. KIA 김도영(19) 얘기다.
김도영은 2일 현재 타율 0.172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58위다. 같은 고졸 신인인 키움 박찬혁(0.241·공동 32위)에 7푼가량 뒤처져있다. 지난달 29일부터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치른 삼성과 주말 3연전에서는 11차례 타석에서 한 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다. 삼진을 4개나 당했고, 볼넷은 한 개를 얻어내는 데 그쳤다. 지난달 9일 문학 SSG전에서 데뷔 첫 안타와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동시에 작성한 이후 17경기에서 안타 13개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출루율이 2할에 머물러, 공격에서는 이렇다 할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
고교(동성고) 시절에는 폭발적인 타격 능력을 과시했지만, 프로 1군 투수들의 구위를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거듭된 실패로 자신감이 떨어진 게 가장 큰 요인이겠지만, 정상급 선수와 비교해 몸이 투수 쪽으로 나가는 것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김도영의 타격훈련을 지켜보니 레그킥 후 스트라이드 과정에 몸이 함께 나가갔다. 들어 올린 다리를 내디딜 때 다리만 뻗는 타자가 있고, 몸 전체가 투수쪽으로 이동하는 타자가 있다. 김도영은 후자에 가까운 유형이다.
KIA가 올해 도입한 트래킹 시스템인 호크아이로 들여다보니 테이크백에서 스윙을 시작할 때까지 몸이 381㎜ 이동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레그킥을 하는 나성범(298㎜), 토탭으로 타격폼을 수정하기 전의 최형우(297㎜)보다 최대 84㎜가량 더 나간다. 야구공 지름이 약 72㎜이니, 김도영은 리그 최상급 타자들보다 공 한 개 이상 투수 쪽으로 나가서 타격하는 셈이다. 준비를 빨리해 투수가 공을 놓는 시점에 타격자세가 완성되는 게 아니라면, 약점이 도드라질 수밖에 없는 타격 폼이다. 디딤발은 중심이동과 힙턴의 타이밍과 방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
다른 타자보다 공 한 개가량 앞으로 나가서 스윙하면, 투수가 던지는 구종과 코스에 따라 타이밍을 조절하기 어렵다. 바깥쪽 슬라이더 계열, 몸쪽 빠른 공 등에 헛스윙하거나 손잡이 쪽에 맞아 팝 플라이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성범과 최형우처럼 타이밍이 늦어도 공과 배트의 접점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몸이 앞으로 나가도 큰 상관이 없다. 김도영은 선배들이 가진 ‘하체를 활용한 배트 컨트롤’은 아직 장착하지 못한 인상이다.
몸이 투수 쪽으로 이동한 뒤 스윙하니 공과 배트가 부딪치는 경우가 많다. 소위 ‘받쳐놓고 친다’는 자세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 이유다. 나성범과 83㎜ 차이를 극복해야 고교시절 주목받은 ‘제2의 이종범’이라는 찬사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
0

![[포토]3루 베이스를 향해 슬라이딩 하는 KIA 김도영](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2022/05/03/news/202205030100014130000949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