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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지 기자]김지연에게 ‘고유림’은 그의 비어있는 학창 시절을 채운 풋풋한 청춘이 되어줬다.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은 1998년를 배경으로 시대에게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청춘 로맨스 드라마다. 드라마 속 풋풋하고도 애틋한 러브라인부터 서로 가장 이해하면서도 미워하는 모녀 관계, 경쟁 관계에서도 서로를 응원하는 우정까지. 드라마 속 따듯한 관계성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청춘과 우정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지난 3일 방송한 마지막 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인 11.5%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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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단단한 캐릭터를 뽑으라고 하면 단언 고유림일 것이다. 김지연은 그런 고유림을 연기하며 울지 말아야 하는 신인데 눈물이 났던 적이 많았다. 연기하며 힘든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 “초반에 희도에게 모진 말을 할 때도 그렇고 내 안에는 이미 희도가 너무 커졌는데 그것들을 감추느라 힘들었다. 14부를 촬영할 때도 (러시아 귀화를 결심하며) 부모님과 사람들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불행이라는 말을 하는데 단어가 쉽게 안 나오더라. 대본을 볼 때마다 울었는데 현장에서는 담담하려고 했다”며 아픈 손가락 같은 고유림처럼 단단해지고자 노력한 모습을 내비쳤다.
어린 나이에도 고된 삶을 잘 버텨온 고유림은 김지연에게 소중한 존재이자 단단함을 가르쳐 준 친구로 남았다. 고유림에게 배운 점이 있냐고 묻자 “유림이가 멋있었던 거는 가족을 위해서 모든 걸 포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펜싱도 가족을 위한 꿈이었고 헌신적인 아이라는 점이 멋있다고 생각했다”며 “나도 누군가를 위해서 모든 걸 포기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고 단단해진 것 같다. 그래서 유림이가 나한테 소중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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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은 그룹 우주소녀의 멤버로, 예명 보나로도 활동 중이다. 일찍이 아이돌이라는 직업에 뛰어들며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지연에게 학창 시절은 학교보단 무대에 서는 일이 더 많았다. 그렇기에 고유림이라는 캐릭터에 공감대가 더 많았을 것 같다는 말에 “극중 내가 맡은 역할 유림이가 꿈을 위해 학교 생활을 포기한 것도, 그거 하나만 생각하고 열심히 달려왔던 모습도 나와 비슷하지 않았나 싶다”며 공감했다. 고유림은 그런 김지연의 비어있는 학창 시절을 채워줬다. 그는 “희도와 유림이 같은 친구 관계가 너무 부럽고 좋은 것 같다. 다섯 명이서 다 같이 바다에 가는 신이라던지, 학교 축제에 가는 신이라던지, 교실에서 교복을 입고 떠든 신이라던지. (고유림) 자체가 앞으로도 내 고등학교 시절인 것처럼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쟁 구도에 놓여 있는 펜싱 선수 고유림과 아이돌 보나는 공감대가 많은 만큼 서로 비슷한 생각도 하고 있었다. “떨리는 게 아니라 설레는거야.” 김지연이 평소에도 가지고 있는 생각이자 가장 좋아하는 대사였다. 그는 “가끔가다가 마음 속에 있는 대사들을 내뱉을 때가 있어서 놀랄 때가 있었다”며 “어린 시절부터 꿈을 위해 인생을 바쳤다는 점, 어쩔 수 없는 경쟁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점, 그 경쟁 시스템 아래 압박을 받는다는 점이 아이돌 생활과 비슷한 것 같다”며 고유림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지연에게 우주소녀로 가득 찼던 청춘에 이젠 ‘고유림’이라는 풋풋한 학창 시절이 채워졌다. 극 초반에 희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날카로운 말들을 내뱉을 때는 자신의 성격과 달라 표현하기가 어렵기도 했지만 경쟁 시스템 아래 어린 나이부터 꿈을 위해 바친 인생을 살아온 사람으로서 공감도 많이 했다. 서로 다른 듯 닮은 점이 많았던 김지연과 고유림이 서로의 행복을 바라며 응원해주는 존재로 남길 기대한다.
mj98_24@sportsseoul.com
사진 | 킹콩 by 스타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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