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연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배우 진서연이 표현하는 빌런은 남다르다.

최근 종영한 SBS 금토극 ‘원 더 우먼’에서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늘 후계구도에서 밀려나 있었던 한주그룹 장녀 ‘한성혜’ 역을 맡아 열연했다. 1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은 ‘원 더 우먼’의 한 축을 담당한 진서연은 “사실 시청률이 이 정도로 잘 나올줄은 예상 못했다. 전작 ‘펜트하우스’가 워낙 인기가 많아서 뛰어넘지 못할거라 생각하고 중간만 가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첫회를 찍고 스태프와 배우 모두 진심으로 재미있어하는 걸 보고 ‘우리 드라마 잘 되겠구나’라고 기대했다”며 “코로나 여파로 여러모로 힘든 시기에 유쾌한 드라마가 나와서 사랑을 많이 해주신 거 같다”고 자평했다.

진서연은 뻔하지 않은 빌런 한성혜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범접 불가한 카리스마와 서늘한 기운은 물론, 우아한 스타일링으로 시선을 끌었다. 진서연은 “빌런처럼 안 하려고 했다. 그래서 더 섬뜩하게 나온 거 같다”며 “현실에서 진짜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은 어떨까에 집중해서 캐릭터를 잡았다. 모든 걸 가졌고 야망이 있는 환경의 사람은 자신의 감정표현을 절제할 거라 생각해 그런 부분에 집중해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진서연_원더우먼_스틸2_사진제공=SBS원더우먼

정적인 캐릭터지만 강인한 카리스마로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인물을 표현해야 하기에 어려운 점도 많았다고. 진서연은 “움직임이 많거나 감정표출은 없었지만 내면에서 엄청나게 요동치는 캐릭터여서 에너지를 쓰는 비율은 거의 비슷했다. 눈빛의 흔들림, 시선 이동, 호흡 등을 초집중해서 하려다보니 에너지 소비가 많았던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또 스타일링에 대해선 “태어나길 ‘금수저’였기 때문에 화려하게 치장하거나 뽐내지 않고 정적이고 원래부터 우아하고 고귀한 느낌을 주려해 화이트톤의 깨끗한 의상을 주로 입었다”고 이야기했다.

최근 국내 콘텐츠에서 강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여성 캐릭터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한성혜 역시 그중 한 캐릭터였다. 진서연은 “여성 캐릭터가 남성 캐릭터를 받쳐주는 부수적인 인물들로 그려졌는데 재작년부터 여성 캐릭터를 필두로 하는 ‘원 더 우먼’ 같은 영화나 드라마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 여배우로서 큰 힘이 된다”며 “여자 주인공에 여자 빌런 작품 많이 생겨나면서 우리도 재밌는 캐릭터들 마음껏 보여줄 수 있겠다는 좋은 시너지가 되고 있다. ‘원 더 우먼’도 그중 한 작품이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비교적 강렬한 인상 때문에 주로 악역 같은 센 역할을 맡아온 진서연은 영화 ‘독전’에서 중국 마약시장의 거물 보령으로 짙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독전’과 또다른 악역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며 “매작품 다르게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한다기보다 매작품 맡은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맡은 캐릭터를 얼마나 입체감 있게, 확장해서 표현할 수 있을까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진서연

‘독전’ 이후로 ‘본대로 말하라’, ‘원 더 우먼’까지 강한 인상을 남기는 캐릭터들을 다수 맡아온 진서연은 이하늬가 맡았던 유쾌하고 코믹한 캐릭터나 JTBC ‘부부의 세계’와 같은 치정멜로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진서연은 “후회하진 않지만, ‘독전’ 이후에 센 것들만 들어와 한쪽으로 치우친 역할만 하게 돼 고민도 있다. 치정멜로나 코믹하고 푸근한 것들도 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40대, 50대에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들이 각각 다 다를거라 생각한다. 온전히 캐릭터로 기억에 남게 표현하는 게 제 목적이자 바람이다. ‘이 캐릭터는 진서연 아니면 못할거야’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싶다. 캐릭터로 기억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소망도 덧붙였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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