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박치국 \'깔끔한 투구였어\'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투수 박치국이 6회 투구 후 웃으며 덕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맡기면 전부 해낸다. ‘아기 곰’ 박치국(22·두산)이 선발,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올시즌 박치국에게 주어진 임무는 필승조의 ‘허리’였다. 그러나 두산 마운드에 고비가 잦아지면서 박치국에게도 필승조 이상의 역할이 더해지기 시작했다.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이 이탈한 기간에는 대체 선발 카드로 낙점됐고, 7월 막바지 불펜진이 붕괴되면서부터는 다시 불펜으로 전환돼 본래 임무를 수행했다. 올시즌 29경기에 등판한 박치국은 38.2 이닝 3승 1홀드 평균자책점 3.26으로 ‘마당쇠’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지난 4일 잠실 삼성전에서는 두 번째 투수로 나섰지만, 세부 성적을 살펴보면 선발만큼의 활약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3-5로 뒤진 4회 무사 1루 상황 등판한 박치국은 김호재를 삼진 처리, 양우현과 김지찬을 모두 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5회 아쉽게 1점을 허용했으나, 2사 2, 3루 위기에서 강민호를 자동 고의4구로 거른 뒤 김호재를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웠다. 6회도 삼자범퇴, 7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낸 박치국은 8회 이형범과 교체돼 이날 임무를 마무리했다. 4이닝 3안타 4탈삼진 1실점(1자책). 이날 경기는 3-6으로 패했지만, 박치국의 안정감은 두산의 분명한 수확이었다.

[포토] 두산 박치국, 역전까지 버텨야 해!
두산 베어스 박치국이 역투하고있다.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잘’하는 선수에겐 부담이 주어지기 마련이다. 박치국은 플렉센이 발등을 부상했던 지난달 16일 2회 긴급 투입돼 4이닝 4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김태형 감독이 박치국을 대체 선발로 낙점한 배경이다. 믿음의 이유는 오로지 ‘실력’ 하나였다. 당시 김 감독은 “2군 선수들에게 긴 이닝을 기대하는 건 어렵다. 짧은 이닝을 던지더라도 박치국이 다른 젊은 선수들보다 확실하게 잘 던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신뢰를 드러낸 바 있다.

박치국이 선발 등판하기로 예정됐던 두 경기는 모두 우천 취소됐다. 때문에 체력 부담을 덜었고, 불펜진이 급격한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시점에 그를 다시 구원진에 투입할 수 있었다. 박치국은 불펜진으로 돌아간 후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꾸준히 해내며 믿음에 보답했다.

시즌 반환점을 앞둔 현재 박치국은 필승조 롱릴리프, 대체 선발 등 다양한 임무를 맡아왔다. 앞서 “선발 욕심은 없다. 긴 이닝을 던지는 것에도 부담은 없지만,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불펜이 더 좋다”며 겸손히 답했지만, 존재감만큼은 선발 이상이다. 어느덧 만능 자원으로 성장한 박치국은 그렇게 두산의 ‘믿는 구석’이 됐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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