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부산 아이파크 측면 수비수 김문환(25)은 지난 21일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8라운드 경기에서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부산의 시즌 첫 승리를 이끌었다. 앞선 7경기에서 4무3패로 승리가 없어 애를 태우던 부산은 김문환의 시원한 한 방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김문환은 “축구를 하면서 이런 골은 처음 넣어봤다. 발등에 너무 잘 맞아서 아예 아무 느낌이 없었다. 차는 순간 ‘들어갔다’라고 혼잣말을 했다. 그 골이 결승골이 돼 팀이 이겨 더 좋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김문환이 1부리그에서 골을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문환은 부산이 2부리그에 있던 2017년 데뷔해 세 시즌간 7골을 넣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아예 득점하지 못했다. 그래서 개인에게 의미가 더 컸다. 김문환은 “지난해 많이 아쉬웠다. 그래서 연습을 더 많이 했고 욕심을 내고 있다”라면서 “그걸 동료들도 알아서 그런지 많이 축하해줬다. 호물로는 오자마자 ‘문환아 고마워, 어시스트 땡큐’라고 하더라. 그 와중에 자기 어시스트를 챙기던데 그것 조차 좋았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인천전에서 골을 넣긴 했지만 앞선 대구FC와의 경기에서도 김문환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부산의 오른쪽 수비를 흔들며 결정적인 크로스도 몇 차례 올렸다. 확실히 컨디션이 올라온 모습이었다. 사실 대구전에 앞서 김문환은 조덕제 부산 감독과 면담을 했다. 조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김문환이 팀의 중심이 되어 주길 바랐다. 김문환은 “광주전에서 워낙 부진했던 탓인지 감독님께서 부르셨다.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하셔서 속에 있는 생각을 꺼냈다”라며 “개인적으로 부담도 크고 스트레스도 있다고 말씀 드렸다. 감독님께서 주문하시는 플레이를 하려다 보니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감독님께서 잘 들어주시고 이제 제가 잘하는 플레이를 해보자고 하셨다. 대신 국가대표 선수답게 팀의 기둥이 되어 달라고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자극을 받고 마음을 다잡게 됐다. 개인적으로 감사한 시간이었다. 팀이 더 좋은 방향으로 가도록 저도 감독님께 힘이 되고 싶다”라는 비화와 바람을 이야기했다. .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만큼 김문환은 부주장 역할도 본격적으로 소화할 예정이다. 어린 선수들의 리더격인 김문환은 “이제 그룹을 나누어서 밥을 사려고 한다. 그래야 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동준이나 (김)진규는 능력이 있다. 기대만큼 보여주지 못해 부담이 있는 것 같은데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했으면 좋겠다. 옆에서 대화는 많이 나누고 있다. 뛰지 못하는 선수들도 응원하려고 한다. (권)혁규처럼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어린 선수들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제가 조금이나마 돕겠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첫 승에 성공한 부산은 반등에 도전한다. 마수걸이 승리를 했으니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김문환은 “팀 분위기가 좋아졌다. 승리하지 못해 서로 눈치 보고 예민한 부분이 있었지만 이제 훈련하는 공기가 달라졌다. 우리 팀이 버티는 힘, 따라가는 힘을 키워 더 높은 순위로 갔으면 좋겠다. 저도 공격포인트 욕심을 내며 팀에 기여하고 싶다. 개인 생각이 아니라 팀을 위한 마음으로 모든 선수들이 마음을 모으면 큰 힘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환의 득점 장면을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도 현장에서 지켜봤다. 새로운 매력을 어필한 셈이다. 김문환은 “대표팀에 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가서 훈련도 하고 싶고 경기도 하고 싶다. 언제 모일지 모르니 더 잘 준비해야 한다”라면서 “아직 중거리슛으로 골을 넣는 모습은 보여드린 적이 없다. 제 또 다른 능력을 보여드린 것 같아 좋다.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라는 각오를 꺼냈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