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콘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코로나19가 세계 영화 축제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17일(현지시각) 버라이어티, USA투데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코믹콘(코믹 컨벤션) 2020’을 주관하는 코믹콘 인터내셔널(CCI) 측이 이날 행사 취소를 결정하고, 성명을 냈다. 당초 올해 코믹콘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7월 23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모두의 안전을 위해 취소하게 됐다. 코믹콘의 취소는 50년 역사 상 최초의 일이다.

CCI 측은 “올해는 취소하지만 2021년 7월 22일부터 25일까지 다시 열릴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에 올해 참여 배지를 구매한 이들은 환불 받거나, 내년 배지로 변경할 수 있게 조치를 취했다.

코믹콘은 매년 13만 명 이상 참여하는 북미 최대 행사 중 하나다. 1970년부터 시작된 코믹콘은 코믹스의 팬부터 셀러, 작가 등이 모이는 컨벤션으로, 2000년대 할리우드에서 코믹스를 기반으로 한 장르물이 많은 인기를 얻으며 규모도 커졌다. 마블 스튜디오를 포함해 많은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코믹스를 기반으로 한 영화의 트레일러 혹은 라인업과 캐스팅을 최초로 발표하는 자리기도 하다. 영화 뿐 아니라 TV쇼에 있어서도 중요한 홍보 자리로 할리우드 스타들도 참석하며 자리를 빛낸다.

지난해 마블 스튜디오가 ‘어벤져스: 엔드 게임’ 이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라인업과 캐스팅을 공개한 자리기도 하다. 한국 배우 마동석의 마블 진출작인 ‘이터널스’의 출연진이 코믹콘을 통해 처음으로 선 공식 석상이다. 그만큼 할리우드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행사였기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칸 영화제
제72회 칸 영화제 포스터. 사진 | 칸 영화제 제공

매년 5월 개최되는 칸 영화제도 힘든 실정이다. 당초 칸 영화제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6월 말 혹은 7월 초로 일정을 연기했지만, 해당 일정도 불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7월 중순까지 프랑스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축제를 금지했고 이에 칸 영화제도 일정 조정이 불가피했다.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최대한 가을에 개최돼 영화 산업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가을 개최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매년 9월 진행되는 베네치아 영화제와의 협업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칸 영화제 기간 진행됐던 칸 필름마켓이 오는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온라인 개최를 알린 가운데, 영화제의 진행 포맷에 대해서도 주목됐다. 그러나 영화제는 온라인 진행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매우 적다.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이 이전부터 온라인 진행을 두고는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예측 불가능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영화제가 어떤 변화를 보일지도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조직위원회 측은 “어떤 방식으로든 올해 영화제를 현실화할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같이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영화 행사들이 취소하거나 포맷을 변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화제를 통해 첫 공개될 예정이었던 영화들의 개봉 일정에도 변동이 일고 있다.

영국 영화 매체 스크린데일리는 지난 16일 칸 영화제 초청 예상작을 선정하며 한국 영화로는 ‘반도’(연상호 감독),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감독), ‘자산어보’(이준익 감독), ‘킹메이커: 선거판의 여우’(변성현 감독), ‘행복의 나라로’(임상수 감독), ‘모가디슈’(류승완 감독) 등 6편을 들었다. 지난해 ‘기생충’(봉준호 감독)이 칸 영화제 최고상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가운데, 한국 영화들이 더욱 주목 받을 수 있는 기회였지만 불투명한 개최에 대해 아쉬움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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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코믹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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