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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가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확대해 국내 항공사들의 하늘길이 대부분 닫힌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국제선 전 노선을 대상으로 환불 위약금 또는 재발행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정책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항공사 중에서 국제선 전 노선에 대해 항공권 취소 수수료와 여정변경 수수료 모두를 면제해주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 곳은 아시아나항공이 유일하다. 이번 아시아나의 정책은 코로나19 사태로 여행 심리가 위축돼 항공권 예약 취소 사례가 잇따르면서 수수료 면제를 통해 부담을 낮춰 미리 여행 준비를 계획하는 얼리버드 수요를 끌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11일 자사 홈페이지에 3월 10일부터 31일까지 발권한 국제선 전 노선에 대해 환불 수수료 면제 또는 1회 재발행 수수료 면제를 시행하겠다고 안내했다. 다만 기존 예약 건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출발일은 올해 3월 10일부터 2월 25일까지이며 공동 운항 항공권도 포함된다.

아시아나항공 공지
출처|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

아시아나항공 측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대부분 막히면서 국내 고객들이 여행을 꺼리고 미리 예약한 항공권을 취소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외항사들도 최근 수수료 면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데 우리도 얼리버드 개념으로 6~8월 성수기 때 휴가계획을 세우는 수요를 미리 잡아보는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사내 게시판을 통해 나오게 되면서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장 수요가 나오는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코로나가 향후 잠잠해지게 되면 여행수요가 되살아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잠재적 수요를 끌어오기 위해 마련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유나이티드 항공, 델타항공, 에미레이트 항공, 루프트한자 등 외항사들도 수수료 면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들 항공사들도 비슷한 시기인 3월 1일부터 31일까지 여정 변경시 수수료를 물지 않는다는 내용의 정책을 공지했다. 다만 항공권 취소 수수료에 대한 환불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를 제외한 대한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은 운항이 중단된 노선에 한정해 취소 처리를 해주고 있다. 이들 항공사들은 전 노선의 80% 이상이 못뜨는 상황인 만큼 이러한 정책을 펼치지 않아도 충분히 수수료 면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일부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이 같은 조치가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수를 추진중이여서 환불 조치로 인한 비용 손실 부담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무리한 결정일 수 있다. 일본 노선 운항 전면 중단에 최근에도 태국 노선마저 전면 중단을 선언했는데 향후 얼리버드로 예약이 됐더라도 노선 중단이 됐을 경우 불가피하게 수수료 환불조치를 해야할 수 있다. 노선 운항이 중단됐을 경우에 대비해 미리 수수료 면제 조치를 통해 환불자들이 몰리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제 작업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이번 코로나사태로 항공사들이 존폐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 면제를 한다고 해서 큰 효과를 얻을 것 같지 않지만 아시아나항공으로선 다소 과감한 조치일 수 있다. 얼리버드 개념은 연휴나 여름 휴가 등을 고려한 수요를 미리 잡기 위해 항공사 모두가 해온 관행으로 이번 조치가 수요를 이끄는데 획기적인 조치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터지고 두달여간 여행 수요가 급감했지만 메르스가 꺾이자 6, 7월 성수기에 다시 수요가 회복됐다. 2015년 메르스가 발발했던 6월에는 국내 항공여객이 600만명으로 꺾였다가 8월 821만명으로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이처럼 이번 코로나도 추후 잠잠해지면 여행수요가 차차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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