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9_청백전_허문회 감독
제공 | 롯데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약 2주 길어진 호주 전지훈련, 관건은 ‘실전 감각’이다.

롯데가 결국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 연장을 택했다. 당초 오는 5일 출국 예정이었던 일정을 조정해 17일로 날짜를 바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아 내린 결정이다. 롯데 연고지 부산에서는 밤새 확진자 3명이 추가 발생해 발표일(2일) 기준 누계 확진자가 79명까지 늘어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달 27일 시범경기 전면 취소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 시점에서부터 롯데는 경기장 및 훈련장, 숙소 사용 연장 가능 여부를 두고 발 빠르게 현지와 대응을 모색했다. 대규모 인원이 움직여야 하는 만큼 구단 지출이 커지는 건 불가피하지만, ‘선수단 건강 보호’을 최우선 원칙으로 12일이라는 비교적 긴 기간을 더 호주에 머물게 됐다.

문제는 평가전이다. 2월 초 함께 호주로 입성했던 LG와 두산은 이미 2차 캠프지인 일본으로 이동한 상태다. 실전 상대를 구하는 게 여의치 않아 호주야구리그(ABL) 소속 현지 팀인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와만 6차례 평가전을 치렀다. 3월 둘째 주에 돌아오는 대다수 팀보다 한 주 앞서 귀국 일정을 잡았던 이유도 시범경기 개막에 앞서 국내 팀들과 몇 차례 평가전을 치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호주에 남아 있던 스파링 파트너도 사라졌다. ABL에서 뛰던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대부분 시즌 개막에 맞춰 미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11월 개막해 이듬해 2월 끝나는 ABL은 메이저리그(ML)의 후원을 받아 만들어졌다. 남미 윈터리그처럼 ML 미완의 대기들이 비시즌 실력을 다지기 위해 겨울이 따뜻한 호주를 찾는 셈이다.

사실 한국으로 돌아온다 해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삼성, NC 등 지리상 가까운 팀들이 모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실전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경기권 팀들이 구상 중인 ‘당일치기 평가전’에 참가하려면 내내 원정을 다녀야 하는데 이 역시 현실성이 떨어진다. 결국 어디서든 ‘자체 청백전’밖에 돌파구가 없다는 결론이다. 지난 1월 애들레이드 캠프의 실전 부족을 우려하는 진단에 롯데 허문회 감독은 “그런 생각도 한 게 사실이지만 생각해봤자 머리만 아프지 않나.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3월에도 소신은 변치 않았다. 롯데는 캠프 연장 일정에서 청백전 6경기를 예정했다. 연습을 얼마나 실전처럼 소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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